― 정방폭포가 윤동주를 읽는다, 정방폭포 윤동주 읽기
― 정방폭포가 윤동주를 읽는다, 정방폭포 윤동주 읽기
<4·3과 평화> 정방폭포 찾아 간다
정방폭포는 <윤동주>를 읽고 있다
검은 주상절리의 서랍을 열어본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윤동주)
정방폭포는 한라산 남쪽 최대의 학살터였다. 75년 만인 2023년 5월에 비로소 서복 불로초 공원 한쪽에 작은 4·3 희생자 위령공간이 마련되었다.
정방폭포에서 베틀소리가 들린다. 정방폭포에서 만가(輓歌) 소리도 들린다. 정방폭포에서 아우성소리가 들린다. 정방폭포에서 자장가소리도 들린다. 정방폭포에서 원자폭탄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일본이 항복하는 소리도 들린다.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일장기 대신 성조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왜 제주도의 폭포는 남쪽에만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북쪽의 폭포들은 낮은 포복으로 기어 오고 있었다. 윤동주 시인이 요즘 시인이라면 어떤 시를 쓰고 있을까? 나는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나의 꿈과 나의 삶과 나의 문학을 처음부터 다시 한번 점검하며 순례를 떠난다. 윤동주의 거울 하나 들고서 순례를 다시 시작한다.
"하늘을 보지 못해서 부끄럼이 너무 많다. 나는 지금껏 죽어가는 것들을 얼마나 사랑했을까? 나는 지금껏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얼마나 사랑했을까? 나는 이제라도, 나한테 주어진 길이 아니라,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을 찾아서 걸어가고 싶다. 오늘 밤에도 나의 별들은 잠들지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다."
https://brunch.co.kr/@yeardo/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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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하늘의 서랍을 열었다
하늘의 서랍 안에는
하늘의 눈물이 가득 담겨있다
눈물과 함께 담겨 있을
하늘의 비밀문서를 찾으려고
오늘도 바다는 서랍을 열고 있다
정방폭포 서랍이 끝없이 열린다
하늘도 바다의 서랍을 열었다
바다의 서랍 안에는
바다의 어둠이 가득 담겨있다
어둠과 함께 담겨 있을
바다의 비밀문서를 찾으려고
오늘도 하늘은 서랍을 보고 있다
주상절리 서랍이 여러 곳에 있다
바다는 마래터널 서랍도 열어보고
하늘은 무등산 서랍까지 열어본다
*
우리는 이제 다 함께 힘을 모아서
숨어 있는 서랍을 열어야만 한다
숨어 있는 마지막 서랍을 찾아서
우리는 이제 태평양을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