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27
소리 없는 큰북(대고大鼓)
답답하면 주먹으로
두드려 보오.
그래 봐도
후―
가―는 한숨보다 못하오.
_ (1936.3.25. 평양에서, 윤동주 20세)
늦은 가을 쓰르라미
숲에 싸여 공포(恐佈)에 떨고,
웃음 웃는 흰 달 생각이 도망가오.
_ (1936.3.25. 평양에서, 윤동주 20세)
불 꺼진 화(火) 독을
안고 도는 겨울밤은 깊었다.
재(灰)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_ (1936.7.24. 윤동주 20세)
윤동주 시인은 '가슴'이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3편을 남겼다. <가슴 1>, <가슴 2>, <가슴 3>이 그것이다.
<가슴 1>은 1936년 3월 25일 작품으로 시인의 답답한 심정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현실에서 빚어지는 답답한 심정을 주먹으로 두드려보기도 한숨을 내쉬며 떨쳐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인은 이 시를 쓴 날인 1936년 3월 25일에 <황혼>과 <가슴 2>라는 두 편의 시를 더 남겼다.
'소리 없는 북'은 답답한 가슴을 말한다
이 시는 소리 늘임법이 많이 사용되었다.
* 원문표기
- '뚜드려' -> '뚜다려'
- '못하오' -> '몯하오'
<가슴 2>는 1936년 3월 25일 작품으로 가을 숲과 밤하늘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공포에 떠는 쓰르라미의 모습과 웃음 짓는 달이 도망가는 모습은 어두운 현실에 대한 공포에 짓눌려 창백해진 화자가 도피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시인은 이 시를 쓴 날인 1936년 3월 25일에 <가슴 1>과 <황혼>이라는 두 편의 시를 더 남겼다.
작품 창작일이 늦겨울인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이 시를 원고지에 기록하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생각해 둔 작품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쩌면 전에 다른 곳에 썼던 작품을 옮겨 적었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원문의 '숲에쌔워'는 '싸이다'의 이북 방언이다.
'쓰르래미'는 '쓰르라미'의 방언이다.
* 원문표기
- '쓰르라미' -> '스르램이'
- '싸여' -> '쌔워'
- '흰 달' -> '힌달'
<가슴 3>은 1936년 7월 24일 쓰인 작품으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겨울에 꺼져가는 화독을 끌어안고 밤을 보내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탈 대로 다 타버려 싸늘한 재만 남았다고 묘사하는 화자의 심정은 독립이 요원해진 조국의 현실에 지친 탓인지 더 춥고 쓸쓸하게 느껴진다. 작품을 쓴 날은 여름인데 겨울을 노래하고 있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가슴 2>는 봄에 가을을 노래하고 <가슴 3>은 여름에 겨울을 노래하고 있다.
'화독'은 숯불을 피워 놓고 쓰게 만든 큰 화로로 '화덕'의 북한의 표준어(문화어)다.
* 원문표기
- '겨울밤은' -> '겨을밤은'
- '깊었다' -> '깊엇다'
매화 피는 순간, 타임랩스(미속촬영) 동영상.
개화(開花)는 후천개벽이니
청매 백매 홍매화는 날마다 혁명 중이다.
이를 악물고 용을 쓰며
1년을 기다려 단 3시간 만에 꽃 한 송이 피운다.
그러나 나무의 목적은 꽃이 아니다.
과정일 뿐,
꽃이 져야 비로소 매실이 열린다.
그나저나 아직 꽃 한 송이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
(3시간씩 4번, 12시간 이상 찍었구나, 에휴).
https://youtu.be/2AE5WL4br3g?si=Qfbx44EvHQXGTY3S
https://youtu.be/KOmVDrq_opE?si=AOvoTzFL92qJrY2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