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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윤동주

편지

윤동주 시인과 함께, 너에게 나를 보낸다 43

by 강산




편지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_ (1936.12. 추정, 윤동주 20세)



1936년 12월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동시로 '누나'를 강하게 부르는 표현이 인상적인 시다. 흰 눈이 오지 않는 남쪽 나라인 하늘나라로 간 것으로 추정되는 누나에게 눈을 담아 보내는 흰 눈과 같은 순수한 마음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은 이 작품 외에 동명의 다른 작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안치환이 불렀던 <편지>는 윤동주 시인이 쓴 적이 없는 노랫말로 대중들에게 윤동주 시인의 작품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누나!'라는 부름법(돈호법)이 쓰였다.

원문의 '옇고'의 원형인 '옇다'는 '넣다'의 경상도와 함경도 등지의 방언이다.

2연과 3연은 도치가 이루어졌다.


* 원문표기

'겨울 -> '겨을'

'왔습니다' -> '왓슴니다'

'한 줌 넣고' -> '한줌옇고'

'말쑥하게' -> '말숙하게'




호박 & 호박



호박 속으로 벌레가 기어간다

호박 속으로 물고기 헤엄친다

호박 속으로 나비가 날아간다


호박 속으로 바람이 불어간다

호박 속으로 풀잎이 흔들린다

호박 속으로 구름이 흘러간다


호박 밖으로 전기가 흘러나온다


호박 밖에서도 생명들이 보인다

호박 밖에서도 시간이 흘러간다


시간은 눈물을 보석으로 만든다


시간의 보석이 꽃으로 피어난다

꽃마다 벌들이 사랑을 충전한다

씨앗이 가득한 호박이 익어간다



* 인간들은 호박 속의 벌레들을 어루만지다가 전기를 만들었고, 그 전기 때문에 인간들 스스로 호박 속으로 들어가 눈물의 화석이 되리라.



발전소 운전은 비행기 운행과 비슷하다. 비행기의 기장이 운전을 하듯이 발전설비 운전도 호기별로 기장이 1명씩 있다. 남제주 기력은 1호기와 2호기가 있다. 1호기 기장 1명 2호기 기장 1명 이렇게 2명의 기장이 있고 나머지는 부기장이며 보조요원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전하여 대부분의 운전은 컴퓨터로 한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발전소 운전을 한다. 발전소의 기장을 BTG(비티지)라고 부른다. 보일러 터빈 발전기의 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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