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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 72

―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by 강산





윤동주 시인과 함께 72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먼저 생각하는 사람 프로메테우스여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 에피메테우스여

프로메테우스는 프롤로그로 부활하고

에피메테우스는 에필로그로 부활한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사이에

판도라가 우리들의 상자를 열어젖힌다

나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일까

나는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일까

나는 오늘도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

우리들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리들의 시작은 어디에서 출발할까

우리들은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우리들의 마지막 문은 어떻게 닫힐까

쇠사슬에 묶인 나는 오늘도 간을 본다

독수리에게 간을 주면서도 불을 피운다

우리들의 문명은 그렇게 불로 시작되고

인간에게 지혜를 준 프로메테우스는

동물들에게 삶을 준 에피메테우스는

오늘도 어디에서 시간을 훔치고 있을까

나는 오늘도 푸른 들판에 씨를 뿌린다

프로메테우스 그리운 에피메테우스의

형도 오늘은

판도라가 열어버린 상자 속에서 산다




들판.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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