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도공화국 14
새들을 보면 무릎 관절이 인간과는 반대 방향으로 구부러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학, 플라밍고 등 다리 긴 새가 인간과 다른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과 관절의 수와 구조가 다른 것일까?
사람 다리와 새의 꺾어지는 게 왜 다를까?
의외일지 모르지만, 조류도 인간도 네 다리 동물도 관절의 수와 굴절된 부분들은 모두 같고, 새 무릎처럼 보이는 부분은 실은 발 뒤꿈치, 인간의 무릎과 반대 방향으로 휘어 보여 버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조류의 무릎은 몸통에 가까운 사타구니에 있고, 밖에서는 깃털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의 허벅지처럼 보이는 부분이 정강이, 종아리로 보이는 부분이 발꿈치 중간 부분이다. 즉, 새가 서거나 걷거나 할 때 항상 발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 다리와 새의 다리는 뼈 구조도 다 같다고?
발끝으로 걸으면 힘들까 생각하지만,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원래 대부분의 동물은 발끝으로 걷고 있으며, 발 뒤꿈치까지 바닥에 붙이고 서 있는 인간을 포함한 원숭이과, 곰과, 족제비과 정도의 것, 인간의 반려 동물인 개나 고양이도 발끝만 바닥에 붙이고 행동하고 있으며, 발굽 있는 말과 소는 더한 한 발가락만 끝에 붙여서 생활하고 있다.
새 무릎만이 인간과 반대 방향으로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이 어딘가 인간을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동물들도 대부분 발끝으로 걷고 달린다.
어릴적에는 간지럼을 태우며 놀았다
간지럼나무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면
내 겨드랑이가 먼저 간지러워 키득거렸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는
묘지에 참 잘 어울리는 나무라 생각했다
올 봄에 나는 배롱나무 한 그루 얻어 심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싹이 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나는
혹시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가지를 꺾어보았다
백 일이 지난 후에 소식 없던 가지에서 싹이 돋았다
날마다 잎이 하나씩 돋아나더니
새로 난 가지 끝마다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백일홍나무는 그렇게
아무리 간지럼을 태워도 백일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간지럼을 태우며 놀았다
간지럼나무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면
내 겨드랑이가 먼저 간지러워 키득거렸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는
묘지에 참 잘 어울리는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봄에 배롱나무 한 그루 얻어 심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싹이 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나는
혹시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가지를 꺾어보았다
백 일이 지난 후에 소식 없던 가지에서 싹이 돋았다
날마다 잎이 하나씩 돋아나더니
새로 난 가지 끝마다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백일홍나무는 그렇게
아무리 간지럼을 태워도 백일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아, 이것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내가 얻어서 심은 간지럼나무에서는
분홍색 꽃이 아니라 흰색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의 에덴동산에서는 해마다
흰색의 간지럼나무 꽃과 울긋불긋한 백일홍 꽃들이
서로 간지럼을 태우지 않아도 키득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