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오디오북 응모작
#19.
자동차가 빗길을 달리고 있다.
재형은 교빈의 어깨에 기대어 곤히 잠들어 있다.
앞좌석에서 선글라스를 낀 환은 차문으로 몸을 기대고 유람은 운전을 하고 있다.
교빈이 차 안을 곰곰히 둘러본다.
고교빈 : 결혼식 가시나봐요?
이유람 : 예? 아 네! 고등학교 친구가 결혼을 해서요. 결혼식은 내일 모렌데 거리가 좀 멀어서 미리 출발했어요.
고교빈 : 어디서 하는데요?
이유람 : 완도요. 전라남도 완도.
교빈은 깜짝 놀라 자고 있는 재형을 쳐다본다.
고교빈 : 이 사람이 얘기했어요?
이유람 : 아아 동향이라고 하더라구요. 완도분이세요?
고교빈 : 아.. 아뇨. 저희도 완도에가요.
이유람 : 아 정말요? 그 얘기는 안 했는데 무슨일로 가세요?
고교빈 : 장례식이요.
이유람 : 아..
고교빈 : 그냥 혼자 갔다올까하다가 구지 데리러 온다길래 기다렸는데 이러고 있네요
이유람 : 차가 고속도로에서 멈춰서 큰일날뻔했어요.
고교빈 : 두번째에요. 꼴에 외제차라고 끌고 다니더니..
이유람 : 아..
유람은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돌려본다.
이유람 : 그 돌아가신분은..?
고교빈 : 친구에요.
이유람 : 아이고 어쩌다가.. 상심이 크시겠어요.
고교빈 : 뭐… 오래됐어요.
이유람 : 아프셨구나..
고교빈 : 아팠죠, 많이…. 근데 왜 기차로 안가시고?
이유람 : 내려가는 김에 여기저기 둘러보고 그러려구요.
고교빈 : 김환씨 때문에 그러시는구나?
환이 살며시 눈을 뜬다.
고교빈 : 유명하면 살기 힘들죠. 저 예전부터 팬이었어요.
환은 백미러로 교빈을 살짝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차문에 기댄다.
이유람 : 재가 어제부터 잠을 못자가지고 .. 어떻게 시내에 내려드리면 될까요?
고교빈 : 두분은 어떻게 하실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