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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분에.


꽃길을 걸어본다.

잔잔하게 나비처럼 사뿐히 날아올라 한순간 아름다운 유영으로 화려하게 사라지는 

네 덕분에


가식 없이 환하게 웃어본다.

꽃잎 한 잎, 한 잎 나풀거리며 자유롭게 퍼져나가는 가벼운 몸짓을 가진

네 덕분에



굳어진 심장이 자꾸만 꾸물거리며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얄미운 바람 앞에 금세 파르르 흩어지는

네 덕분에



그렇게 너의 어여쁘고 고고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에 취해

고장나버린 내 마음이

다시 꿈틀거리며 시동을 걸어온다.

네 덕분에.


비록 스치는 바람결에 꼼짝없이 몸을 맡겨야 하는 너이지만

이러한 자연스러운 긍정의 수긍을 통해

나는 또 너에게 배운다.


고개 떨구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자연스러운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네 덕분에.

이전 25화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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