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시간만 일한다] _ 버림
사실 타박이 나올 것 같아서 지나치려했지만,
이 또한 나의 생각이기에 "내 머리속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키보드를 눌러본다.
후회로 혹은 염세로 혹은 짜증으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당시의 나도, 지금의 나도 모두 "나"라는 존재이기에. 존재의 완성을 위해 나가는 과정이기에.
너무도 회사에 맞추려했었기에,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나의 육아휴직.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던 일상이 너무도 당연했던 나의 생활.
'기계는 돌아가야 돈이 된다'는 붉은 글씨와 노랑 바탕의 플랜카드는 기계와 인간을 동일시 하였던 일상이었고,
'사무실 직원들은 퇴근하고 우리는 일하냐!' 라는 무언의 압박 속에 아무도 눈치보며 퇴근할 생각은 하지 않고,
혹여나 일이 있어서 일찍 자리를 뜨려고 하면 '너만 워라밸이 있냐'는 눈치로 흘깃 쳐다보는 상사와 경영진들.
이곳에 뼈를 묻을 생각으로 업무를 했다는 사실이 싫은 것이 아니다.
내 스스로 그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개선이나 변화에 대한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어리석은 과거를 대면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휴직 전, 변화의 기조를 맛보고 짜투리의 힘을 느끼며 조금씩이지만 개선을 시켰던 내 과거.
그 과거 또한 그 전의 과거가 있기에 나를 살리는 힘이 되었다.
200여명이 되는 업무환경 속에서 누구도 힘주어 소리내지 못했던 자신의 입장 또는 소신.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라며 가로막는 거대한 바윗덩어리 앞에서 무릎 꿇어버린 과거의 나를 마주한다.
지금보니 바윗덩어리로 보여졌던 것은 내가 만들어놓았던 얇디 얇은 유리판이었던 것 같다.
나 이후에 또다른 소식들이 가끔 들리는 것을 보면, 나의 돌격이 나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지금 내가 엄청나게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들릴까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내 스스로에게 "임마, 괜찮아! 그건 정말 멋진 일이었어!"라고만 이야기 할까봐 걱정인 것이다.
벌써 2년이 흐른 과거의 일이다.
지금의 나는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가.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직장만 버려야 할 것이 아니다.
내 습관과 태도, 머리 속에 존재하는
잡다구리한 것들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버려야 할 것이다.
과거를 통해 무용담만을 생각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자.
과거를 통해 반드시 개선할 것을 개선하고 버릴 것을 버리고 새로 할 것은 습득하는
그러한 개선의 여지를 갖춘 사람이 되자.
이 글에서 "직장"은 "나의 태도"로 바꾸어서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