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4
할아버지 기일이다. 꽃을 사지 않을지도 잠깐 고민했는데, 품에 안기를 잘했다. 포장하는 내내 마음이 이상해지더니 지하철에서 들고 있는 동안 슬픔을 꺼내들게 해주었다. 많이 사랑하던 이를 잃는 건, 오년이 지나서도 많이 아픈 일이니까. 꽃을 두고 혼자 저녁을 먹는데 전화가 왔다. 동네 사람이 긴 출장에서 돌아왔다고 전집으로 불렀다. 잠깐 앉아 있는 동안 꽃은 남자가 준 거냐고 너스레를 떨어서, 다가오는 생일에 어떤 미역국을 끓여줄지 물어서, 우리에게 줄 초콜릿을 챙겨와 건네서 또 조금은 더 환하게 보낼 수 있었다. 정겨운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나를 보면, 할아버지도 조금은 마음이 놓이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