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예지 Apr 12. 2020

팀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을 다져주는 1:1 미팅

조직문화 실험노트 (1) - 티탐티탐 (a.k.a. 1:1 미팅)


요즘 1:1 미팅이 인기라던데..


내가 읽었던 유명한 경영서들에서도 1:1 미팅 이야기가 꼭 빠지지 않고 나온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책 중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원제: Radical Candor)>과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원제: High Output Management)>에서도 1:1 미팅의 중요성이 엄청 강조되었다.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p.356


그런데, 스캐터랩 핑퐁팀에도 1:1 미팅이 존재한다..!!

'티탐티탐'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갖고 있는 핑퐁팀의 1:1 미팅은 매니저와 팀원이 1:1로 티타임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발생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재 상황과 미래의 지향점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핑퐁팀의 대부분의 문화가 그렇듯이(?) 티탐티탐도 '우리 이거 진짜 필요하니까 하자!' 보다는, '이렇게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한 번 가볍게 해 볼까?'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모든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티탐티탐을 통해 편안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실험노트를 OKR로 시작하고 싶었지만 정리에 실패해서 뒤로 미루고(ㅋㅋ) 대신 핑퐁팀의 티탐티탐이 어떻게 시작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형태로 변화했으며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 기록해보려 한다.



실험 배경


2019년 4월 중순, 핑퐁 빌더를 출시하고 격렬하고 치열했던 1분기 전체 회고가 끝난 뒤, 문득 팀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팀원들도 한 번에 많이 합류하게 되어서 새로운 팀원들과 친해지고, 핑퐁 팀에서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물어도 볼 겸?


그리고 이쯤 팀원들 간 작고 잦은 커뮤니케이션이 팀의 분위기와 사기, 친한 정도, 일의 공유 정도 등에 은근히 영향을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니얼 코일의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 말한 집단 케미(chemistry)도 그렇게 형성되는 것이고, 이건 팀이 즐겁게 좋은 성과를 내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1:1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팀원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팀 분위기도 더 잘 띄울 수 있고, 사람들을 더 잘 연결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험 가설


티타임을 통해 팀원들과 1:1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아래 세 가지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1) 팀 커뮤니케이션 증진: 정기적인 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낼 수 있다.

2) 건설적인 피드백 문화 조성: 팀원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건설적인 피드백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3) 개인 성장/개인적 관심: 팀원들이 특정 시점에 어떤 성장 궤도에 있는지, 현재 팀이 개인의 성장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게 된다.

핑퐁팀 티탐티탐 노션 페이지



실험 방법


실험 기간: 2019년 5월 - 현재


실험 도구: 질문지, 티탐티탐 기록 템플릿


1. 질문지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 보자!라고 생각하며 여기저기서 모은 질문들에 스스로 생각한 질문을 더해서 특정 포맷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특히 처음에는 내 이야기를 덜하고 팀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해서 인터뷰 컨셉으로 진행했다.


초기 질문지는 크게 1) 시작하는 질문, 2) 팀에 대해, 3) 개인에 대해, 4) 마무리하는 질문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부분에 대한 질문 예시는 아래와 같다.

1) 시작하는 질문
- 요즘 지내는 건 어때요?
- 요즘 제일 신경 쓰고 있는 건 뭐예요?

2) 팀에 대해  
- 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은 누구예요?
- 커뮤니케이션할 때 주로 어떤 방식으로 해요?
- 우리 팀 뭐가 좋아요? / 별로예요?

3) 개인에 대해
- 지금까지 한 일 중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겨지는 건 뭐예요?
- 본인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해요?
- 본인이 개선해야 하는 점은 뭐라고 생각해요? 그걸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어요?
- 팀에서 어떤 일/역할을 더 해보고 싶어요?
- 인생의 목표가 뭐예요?

4) 마무리하는 질문
- 개인 또는 팀이 발전하기 위해 제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 개인 또는 팀이 발전하기 위해 제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2. 티탐티탐 기록 템플릿

2020년 1분기부터는 팀원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 그리고 티탐티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 미리 생각해서 공유한 뒤 진행한다. 노션에 기록용 템플릿이 준비되어 있으며, 노션에 기록된 티탐티탐 내용은 모든 팀원에게 공개되어 있다.


실험 대상

C레벨 포함 핑퐁팀 전체 팀원


실험 방법

1. 시작은 가볍게, 사무실 밖 카페에서

2. 분기 당 모든 팀원들과 1번 이상, 1시간씩 진행

3. 티타임 내용을 공유하고 빠르고 적극적으로 대응

4. 그 이후엔 흐르는 대로 내 몸을 맡겨..★



실험 내용


1. 시작은 가볍게, 사무실 밖 카페에서


처음엔 간단하게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업무 시간을 빼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그냥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에 흔쾌히 "구래!"라고 말해준 C레벨들과 갑작스러운 티타임 요청에도 "좋아요!"라며 시간을 툭 빼준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가볍게 시작하고 싶어서 이름도 '티탐티탐'이라고 귀엽게 지어봤다 ^0^


장소는 사무실 밖에 있는 카페였다. 고정된 것은 아니었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조금 멀리 가기도 하고 가까이서 하기도 하고, 어쨌든 평소 커뮤니케이션하던 장소와 다른 곳에서 분위기 전환 삼아 티탐티탐을 했다.



2. 분기 당 모든 팀원들과 1번 이상, 최소 1시간씩 진행


첫 티탐티탐의 모습은 팀원마다 다양했다. 신나서 같이 팀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 팀에 적응 중이라 쭈뼛쭈뼛한 뉴비도 있었고, 평소에 바빠서 못 나눈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고..


내가 팀원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생각도 다 달랐다. 평소에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이슈를 발견해서 흠칫하기도 했다. C레벨들과는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 자리가 더 어색하게 느껴졌고 핸들링하기 어렵기도 했다ㅋㅋ


다행인 건 모두 티타임을 좋아해 줬다는 것이다. 사무실 밖을 나와 서로 이야기할 자리가 생기는 게 기분이 좋았나 보다. 나와 진행하는 하는 티탐티탐 외에도 '티타임'이라는 것이 사무실 밖을 나와 편안한 상태에서 무언가를 논의하는 새로운 미팅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첫 번째 티타임을 다들 꽤 좋아해 준 덕분에 두 번째 티타임부터는 조금 더 공식스럽게(?) 진행되었다.



3. 티타임 내용을 공유한 뒤 빠르게 적극적으로 대응


첫 티타임 때는 스마트폰으로 팀원들의 말을 거의 빠짐없이 기록했다. 사전에 기록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기본적으로 익명의 문화가 없어서 내용 공유에 대한 걱정은 덜했고, 그보다는 기록하면서 대화에 집중을 못하게 되는 것에 대한 양해였다) 기록한 내용은 예쁘게 정리해서 각 팀원의 성장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전달했다. C레벨과도 티타임 내용을 공유했는데 그 덕분에 C레벨이 팀원들의 상황과 생각을 좀 더 이해하게 되어, 특히 팀 차원에서 해결이 필요한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해결이 가능했던 것 같다.


두 번째 티타임부터는 기록하는 게 힘들어져서 티타임만 진행하고 전체 기록은 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기록해서 공유했는데, 이렇다 보니 티타임의 효과가 발휘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티타임이 그냥 쉬면서 서로를 위안하는 시간이 된 느낌? 그래서 나 이외의 다른 매니저들도 티타임을 진행하고 기록도 좀 더 잘해서, 팀 내에서 티타임의 효과가 골고루 동시다발적으로 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새로운 실험: 매니저 코칭 티타임


그래서 2020년 1분기 시작과 동시에 티탐티탐 네 번째 분기를 맞이했을 때 나 외의 매니저들이 팀원들을 대상으로 티타임을 해보는 것을 제안했다. 팀이 커지면서 영원히 one-team일 것 같은 핑퐁팀에 기능을 중심으로 한 세부 팀이 생겨났고, 그러면서 세부 팀을 끌고 갈 매니저와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티탐티탐의 목적 세 가지 중 3) 개인 성장/개인적 관심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팀원들은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줬고, 각 세부 팀의 매니저들은 팀원들을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티타임을 진행했다. 나는 그것과 별도로 전체 팀원을 대상으로 한 티탐티탐을 이어갔다. 그리고 모든 티탐티탐 내용은 티탐티탐 노션 페이지에 기록하기로 했다! 누구나 그 기록을 보고 서로의 상태를 파악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다.



실험 결과


1. 티탐티탐의 공식화


티탐티탐은 첫 한 바퀴를 돌고 팀의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쳐서, 금방 공식화되었다.

모두의 귀여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0^)/



2. 티탐티탐이 각양각색으로 활용되기 시작


티탐티탐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사람들이 티탐티탐의 효과를 잘 인지하고 개인적으로 그걸 활용할 수 있게 되어서 팀-개인 간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티탐티탐을 통해 드러난 이슈들이 빠르게 공감되고 해결될 수 있게 많이 신경 썼다.


예를 들어, 팀 환경과 관련된 이슈라면 C레벨을 바로 인볼브 시켜서 해결 방안을 고민했고, 팀원 간 이슈가 있을 경우엔 당사자들을 모두 모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단체 티타임을 진행했다. 티탐티탐을 시작한 지 6개월 이상 되었을 때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티타임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들:

쭈뼛쭈뼛하던 팀원이 티탐티탐을 통해 본인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현재 모든 게 다 괜찮다며 티탐티탐 30분 컷 하자고 하던 팀원이 구체적으로 뭐가 좋은지,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새로운 고민에 대해 1시간 동안 이야기하게 되었다.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티탐티탐을 통해 내가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제보가 들어온다.

티탐티탐 시간을 통해 팀과 제품의 큰 방향성에 대해 물어보고 본인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뉴비의 경우 본인이 팀 내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팀에서 어떻게 일하면 좋을지 피드백을 요청한다.



3. 촘촘한 팀 커뮤니케이션 증진


난 1:다 커뮤니케이션보다 1:1 커뮤니케이션에 소질이 있다. 그리고 TMI를 잘 방출한다. 이런 내 강점을 십분 발휘해서 티탐티탐을 팀 커뮤니케이션 증진을 위해 활용했다. 티탐티탐을 통해 각 개인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고, 서로의 취미나 요즘 상태를 함께 있을 때 대화 주제로 던지면서 서로가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작은 문제를 포착해서 팀 차원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경험도 여러 번 할 수 있었다. 이건 리더 입장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지만, 팀원 입장에서도 어떤 문제를 얘기했을 때 팀이 빠르게 움직여준다는 신뢰를 줄 수 있어서 팀 문화적으로도 좋다. 또한, 팀원들과 팀의 문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으로 혹은 더 깊숙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질문 스킬도 는 것 같다.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들:

누군가 드립을 던지면 다 같이 짧고 굵게 반응하는 빈도가 많아졌다. (짧고 굵은 집단 커뮤니케이션)

즐거운 일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 집들이, 금요일 저녁에 마장동 한우 파티,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방탈출, 핵 재밌었던 MT 등)

서로의 사소한 변화를 잘 알아차린다. (헤어스타일 바뀌었네요?부터, 요즘 힘들어 보여요. 까지)

앞으로 팀에서 어떤 역할 혹은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그게 팀 구조에 반영된다.

본인이 원하는 내용이나 방향이 팀 구조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함께 나눴던 이야기와 배경을 기반으로 반영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합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4.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훈련


티탐티탐은 기본적으로 개인적인 관심과 솔직함을 기반으로 한 완전한 솔직함을 지향하고, 필요한 경우 티탐티탐 내에서 서로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기 때문에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나는 티탐티탐을 진행하면서 스스로도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는데, 특히 팀원들은 분기 당 한 번씩이지만 나는 열 번 이상의 티타임을 하니 훈련 효과가 더 좋았다. (진지한 피드백이 필요할 때는 오랜 시간을 들여 스크립트를 쓰고 여러 번의 연습을 거치기도 했다..) 좋은 피드백 방법에 대해서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들:

주저하지 않고 개인과 팀의 발전을 위해 팀에서 지원해줬으면 하는 것들을 티탐티탐에서 제안한다.

무슨 이슈가 발생하면 당사자들끼리 티타임을 갖는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해결되지 않는 것은 없다.

이슈가 발생해서 당사자들이 모여 단체 티탐티탐을 진행했을 때 서로에 대한 솔직하고 날카롭지만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피드백의 방향이 위에서 아래로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도 향한다.

현재 업무 환경에서 힘든 점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고, 가능하면 바라는 개선 방향에 대한 생각도 들려준다.



5. 아픔을 견디고 수용하는 훈련


하지만 이슈 특성상 빠르게 움직이거나 실제적인 해결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특히 리딩 인력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이슈나 팀의 방향성 혹은 문화와 관련된 문제라면 그 속도는 더 더딜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각지대에 있는 팀원들이 팀에 대한 신뢰를 잃기도 했고, 나도 그 현상을 받아들이는 순간마다 마음이 윽- 아팠다. 하지만 그런 근본적인 문제들은 당연하게도 빠르게 변화할 수 없는 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작은 변화라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며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일례로, 1년 간 티타임을 하면서 계속 반복적으로 이야기되었던 문제가 있었다. 팀의 문화, 일하는 방식, 신뢰 등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그 문제는 너무 근본적인 것이라 모두가 그 형체를 알기도 어려워했고 느낌적인 느낌에 대한 이야기만 계속 오고 갈 뿐이었다. 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그 당시에는 챗바퀴를 도는 것 같은 답답함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1년을 돌이켜보니 티타임 할 때마다 그 문제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금은 작더라도 해결을 시도해볼 만큼 구체화되었다.


각 팀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중간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꾸준히 이야기해준 덕분이다. 그럴 때 나는 팀원들의 팀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문제를 명확히 알고 나면 다 같이 해결하기만 하면 된다. 혹은 영원히 완전하게는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팀원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엄마 미소).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온 팀원들과는 다시 어려운 문제가 닥쳐도 같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며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다.



6. 개인 성장을 돕는 코칭 티탐티탐 런칭!


2020년 1분기부터 매니저들이 팀원들에게 코칭을 해주는 코칭 티탐티탐을 새로 런칭(?)했다. 개인적으로 코칭에 관심이 있기도 하고, 여느 스타트업이 그렇듯 핑퐁팀 팀원들도 다들 성장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인 성장을 돕고 동기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다른 팀 매니저들은 티타임을 처음 시행하는 거라 조금 자유롭게 놓아두고, 나는 코칭 티탐티탐 프로토타입을 기획팀에서 테스트해보았다. 코칭 티타임은 2주에 한 번씩 진행되었고, 주로 팀원이  당시에 겪고 있는 업무  어려움에 대해 듣고 조언해주거나, 잘하고 있는 점을 칭찬하고  발전시킬  있는 방향을 알려줄  있도록 노력했다. 아예 업무와 조금 떨어져서 어떤 기획자로 성장해야 할지에 대해 함께 얘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팀원들은 티탐티탐 전에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티탐티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았다.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들:

기획팀 어린이들이 짧은 주기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좋은 기획자로 성장한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원들이 어떤 업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팀원들은 티탐티탐을 준비하며 현재 본인의 상황을 알리고 적절하게 질문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건 아직 한 분기밖에 안 해봐서 앞으로 더 실험이 필요한 영역이다. 일반 티타임이 개인의 성장과 팀의 성장의 align을 맞추고, 개인이 팀 내에서 즐겁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간이라면, 코칭 티타임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그 업무를 더 먼저 시작해온 선배를 보면서 개인의 성장 방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결론


티탐티탐은 스캐터랩의 자율적인 문화에서 탄생한 좋은 결과물 중 하나이다. 가볍게 태어났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을 해결해주고 있고, 팀의 분위기나 성과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티탐티탐도 어떻게 보면 가장 스캐터랩스러운 제품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뭔가 느낌적인 느낌으로 티탐티탐이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것보다 더 명확하게 티탐티탐의 효과를 잘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병이 있어서..)


그리고 동시에 동일한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티탐티탐을 스케일 아웃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 팀원이 훨씬 늘어나도 계속 모두와 티타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테니, 팀이 커지면서는 티탐티탐을 복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참고문헌

Andrew S. Grove(2018).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유정식 옮김). 청림출판. (원서 출판: 1995).

Daniel Coyle(2018).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박지훈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원서 출판: 2018).

Kim Scott(2019). 실리콘밸리의 팀장들(박세연 옮김). 청림출판. (원서 출판: 2017).



매거진의 이전글 조직문화 실험노트 개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