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의 시작
초등학생 때부터 그런 거 적잖아요. 취미, 특기, 장래희망 같은 거 저는 글쓰기, 그림 그리기, 유치원선생님을 항상 고정적으로 적었던 것 같아요. 정말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되는 시기에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하나도 모르겠는 거 있죠.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눈을 떠보니 어느덧 23살이 되어있었어요.
한번 문화콘텐츠 수업을 듣고 나서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문화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 적이 있어요. 저는 그림, 사진처럼 예술도 좋아하고, 막연하게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때 만난 프로그램이 <도시가학교:공간기획반> 시민들이 직접 공간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었어요.
공간네이밍을 바탕으로 만들었던 브랜딩 PPT. 아이디어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칭찬을 들었어요. ‘기획’의 첫 경험이었는데 좋은 이야기를 들어서 점점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우연히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SNS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던 중 신입공고를 발견하고 경험 삼아 지원을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모든 상황이 저를 이곳에 데려다준 것 같아졌네요.
이후로 합격통보를 받았고 저의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사 후 6개월 동안 짧게 적었던 일기들을 최근에 다시 읽어봤는데 두려움과 설렘,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감동했던 부분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더라고요. 다들 오전 회의하는 시간, 혼자 남겨진 사무실에서 전화가 울리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이 나요.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받고 통화내용을 메모에 적었는데 나중에 보니 긴장해서 유선번호를 휴대폰 번호적듯 XXX-XXXX-XXX... 적었던 소소한 실수를 시작으로 춘천에 있는 문화기획사 협동조합 판, 2주간 이곳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온보딩 과정을 거쳤습니다.
제일 처음 맡았던 업무는 포토존 구성하기.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의심 가득하게 시작했는데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내용이 실물로 나왔을 때, 신기하기도 했고 매니저님들의 노하우도 볼 수 있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도 괜찮았을 텐데 결과물에 아쉬움도 드는 순간이었어요.
성격상 정적이기만 한 일은 잘 안 맞아서 손으로 작업하는 현장업무가 섞여있다 보니 힘들어도 마냥 즐겁게 일했던 것 같아요.
저의 첫 사회생활은 실수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적응하느라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어느덧 저는 2년 차가 되었네요. 여러분의 첫 사회생활은 어떠셨나요? 혹은 앞두고 계신가요?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떨리고 두렵습니다. 지나 보면 다 괜찮아요. 견딜 수 있는 것들이었어요.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처음을 만나는 순간들도 많겠지요. 세상 모든 처음이 무탈하기를 바라고 또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