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정과 표현이 가득한 집에서 자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저 모두가 바쁘고
조용했다.
따뜻한 말보다는 침묵이 익숙했고, 기대는 것 보다
스스로 다독이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래서일까.
나는 혼자 잘 있으면서도 늘 쓸쓸했다.
잠시 떠나 있던 본가로 돌아와서 TV를 보고 있을 때,
TV를 보면서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날의 내가
문득 떠올랐다.
나는 언젠가 나의 가정을 꾸릴 때 애정과 사랑, 표현이 가득하고 싶다고 다짐하곤 했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그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서툰 마음을 알고 다독여주는 집.
그러다 문득, 받아보지 못한 걸 내가 줄 수 있을까?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느꼈던 불편함과 쓸쓸함을 나도 모르게
줘버리면 어쩌지
그래서 나는 애정이 가득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보려 하고,
그 사람을 항상 이해하려 한다.
그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서툰 애정을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