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연락이 없던 이유가 뭔지 동방 소파에 앉아있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그날 이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여자친구와 헤어졌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였던 그 애는 이별을 통보한 뒤 전여자친구가 되었고 휴학을 했다. 이유 모르는 이별이었기에 화가 났지만, 사랑에 대한 화가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모름으로부터 딸려오는 짜증, 즉 내 체면에 대한 화였다. 그래서 그런지 두 달 정도 지난 지금으로선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다만 자취방에 남아있는 그 애의 옷가지와 물건들을 정리하는 게 좀 귀찮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