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_환자와 보호자의 질병에 대한 인식에 미치는 영향 및 재발
그렇게 1주일이 지나고 엑스레이로 확인한 결과 공기는 잘 밖으로 빠졌다.
내 상태에 대해 안심을 할 수 없었던 부모님은 한국에 와서 한 번 더 검사하자고 하셨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이동했다.
한국 큰 병원에 가서 우리는 대기를 하고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엄마와 나는 이 병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았다.
하지만 의사는 기흉에 대해 별 병이 아니라는 듯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나중에 혹시 또 재발을 하면 그때는 시술이 아니라 수술을 하면 된다고, 그런 큰일을 아무런 일도 아닌 것처럼 말했다.
의사 입장에서야 암 걸린 사람, 나보다 위독한 사람을 만나서, 나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대기실에서 조용히 기다릴 수 있는 환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질병이며 환자라고 서술한 것이다.
이후에도 의사들의 "별일 아니다"라는 기흉에 대한 평가는 계속된다.
해외에 사는 미성년자 유학생이 당장 코앞에 입시가 있는데, 나만 이 상황이 심각하고, 의사는 수술만 하면 되니 걱정이 없다.
그 후의 통증, 불편감, 후유증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는 걸 지금 와서 돌아보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로봇같이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대답하고, 배운 대로 수술을 진행하고, 다른 불치병보다는 기흉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복과 수술뒤에 오는 고통에 대해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안내가 그다지 자세하지 않다.
그저 진통제를 먹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한 일인 것이다.
거기에 이런 평가는 환자의 가족도 혼란에 빠지게 한다.
별 일도 아니고 수술만 받으면 괜찮음으로 나는 어서 빨리 회복하고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야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여전히 너무 아픈데도, 비행기를 타고 하얼빈으로 돌아가 대학 입시를 마무리 져야 했다.
문제는 거기서 또 터졌다.
실제로 시술은 그저 시술일 뿐이고, 재발률이 50%가 넘는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시술은 몸 안에 있는 공기를 뺴는 임시방편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시술 후에 바로 수술을 권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시술만 하고도 나머지 50%의 사람은 폐가 자연적으로 회복을 하고, 기흉이 또 안 걸릴 수 있으니까.
나는 수술이 하기 싫었으면, 그 사이에 폐에 뚫린 구멍이 알아서 아물도록 자연치유가 될 때까지 절대안정을 취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별일 아니라는 의사의 평가에 의거하여 나는 엄청난 입시 일정으로 바로 다시 투입되었다.
결국 무리한 일정과 잦은 비행 때문인지 나는 불행히도 비행기를 타고 하얼빈에 도착하자마자 기흉이 재발했다.
이미 의사를 통해서 작은 기흉이 있는 상태로 비행기를 타는 건 비행기 내부에서 기압조정기가 작동하고 있음으로 큰 문제는 없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에 바로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