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시술(흉관삽입술) 자체는 정말 금방 끝났다. 부분 마취를 하고, 옆구리에 칼집을 낸 뒤 호스를 내 폐에 닿을 때까지 쭉 집어넣으면 된다.
호스는 물을 이용해 기압차를 만들어 밖으로 공기를 뺴주는 물통과 연결되어 있다.
문제는 마취 효과가 끝나고는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힘들게 통증이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폐에서 공기가 잘 빠지려면 시간마다 일어나서 걸어야 했는데, 나는 체육선생님과 팔짱을 끼고 겨우 걸을 수 있었다. 나중에는 걸음마를 하듯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혼자 걷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주일을 보냈다.
걸으면서 마주한 사람들은 모두 폐과 병동 환자들이었는데, 나처럼 물이 든 통을 끌고 돌아다녔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호스에 피가 차있었다.
나이를 먹고 병이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처음으로 실감했다. 나의 할머니들은 너무나 건강하셔서 병들고 아픈 노인을 볼 일이 별로 없었다.
내 병실은 2인실이었는데 옆자리의 할머니는 과일바구니가 가득했고, 안부를 묻는 사람이 계속 전화를 했고, 사람들도 많이 와서 인사를 했다.
나는 그 할머니를 보며 죽음에 가까웠을 때도 저렇게 걱정해 주고 슬퍼해주는 사람이 많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오직 미래만을 위해 살던 사람이었다. 친구도 별로 사귀지 않았다. 나중에 북경대 청화대에 가서 친구를 사귀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외교관이 되고, 나중에는 UN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게 될 것이고, 전 세계를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신에게 돌릴 수 있는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명예와 권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내가 능력이 있으면 친구는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래서 공부와 미래 이 두 가지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나는 시술 전후 1주일 동안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