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2019년 12월 아침 6시 추운 하얼빈의 겨울이었다.
나는 아침체조를 위해 달리는 중 점프를 할 때마다 몸속에서 무언가 철렁 움직이는 느낌과 함께 단발적인 기침이 속에서 올라왔다.
왼쪽 날갯죽지 통증도 있었지만,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서 담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별일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녁에 자려고 침대에 누우니 물병 속 공기방울이 움직이는 것처럼, 몸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내가 핸드폰을 쓸 수 있었다면 이것이 무슨 일인지 찾아볼 수 있었겠지만, 엄격한 기숙학교라 알 수 없었다.
다음날 나는 보건 선생님을 찾아갔다. 별 문제가 아니라고 넘어갈 뻔했지만 옆 평소에 나를 아껴주시던 체육 선생님의 권유하에 큰 병원에서 검사를 맡아보기로 했다.
나는 통증을 잘 참는 편이었고, 감기에 걸려도 웬만하면 약도 안 먹으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거기에 고3이었던 나는 별일 아닐 거라고, 수업을 빠지는 게 더 부담스러워서 가지 않으려 했지만, 그래도 다녀와보고 안심하는 게 더 낮지 않겠냐는 선생님의 설득에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 안에 공기가 찬 기흉이라고, 흉관 삽입술시 시술만 제때 받으면, 위험한 병은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폐에 호스를 연결하고 공기가 빠질 때까지 약 1주일간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부모님이 계시는 한국에서 시술을 받고 싶었지만, 항공사에서는 폐에 공기가 있는 상태로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그래서 입원 준비를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때 나는 1주일 동안 수학만 보충하면 되겠다며 가방 가득 수학문제집을 넣어갔다.
체육 선생님은 환자 가방이 왜 돌덩이냐며 당황해했지만, 나는 시간이 없었다.
대학 입시가 2달 남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술 후에 통증이 너무 극심해서 책은 볼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