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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 Oct 06. 2022

CX직무를 고민한다면 갖춰야하는 2가지 가치관

거, CX가 뭐하는 부서랍니까?



최근 한 기업에서 회장님 지시로 나에게 부서, 계열사의 차장, 부장 급 리더들이 삼삼오오 팀을 이루어 다섯 팀이 찾아온 적이 있었다. 가까운 대표님 부탁으로 거절할 수 없어 미팅을 수락하였다.


- "회장님이 CX 조직에서 벤치마킹할 것을 찾아오라고 하셨는데, CX가 뭡니까? 인터넷에도 그럴싸한 내용이 없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대화가 몇 가지 있는데, CS 팀 전공하고 약 15년 이상 이 업에 있으셨다는 이부장님과의 취조와 같은 대화였다.


- "예실장님, 회장님이 꼭 뵙고 오라고 해서 찾아는 왔지만, 전 이 분야 일이라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먼저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 한번해 주시죠."


난 면접 자리에 선 사람처럼 내 조직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되었다. 사실 그런 질문을 받게 되었던 그 당시에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CX에 대해 소개할 수 있도록 CX 조직의 본질에 대해 깨닫게 도와준 질문들이 꽤 많았다. 그 대화 중 두가지 질문으로 글을 열어가보고자 한다. (난 대화가 기분 좋지 않으면 그 대화에서 교훈을 얻을 때까지 두고두고 곱씹는 편이다. 질문의 순서와 모든 말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

 



최근 주변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것은 "CS팀 고객지원팀에서 CX팀 고객경험팀으로 조직을 바꾸려면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CX 고객 경험이라는 분야가 경영,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집중 받고 있지만 사실 정확한 정의도 없고 학문도 없다 보니 실무적으로 접근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 또한 내가 가는 지금 이 길이 'CX'의 정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약 8년간 고객들에게 나의 브랜드의 진정성을 전달하고 내 브랜드의 가치를 몇 배로 높여줄 고객 경험 가치 서비스들 찾아냈고, 그 방법은 확실히 브랜드가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가치로 인정받게 했다. 주변에서 시장 과열된 서비스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그 브랜드에 맞는 CX 고객 경험 서비스를 권해주었고, 그들 모두 상품의 가치 이상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며 자리 잡고 있다.


난 지금부터 회사에 꼭 필요한 CX 고객 경험 조직을 빌드업 해간 나의 경험들을 담은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너무 뻔할 수도 있지만, 이론적인 접근이 아닌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사례들을 조금씩 각색해서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을 풀어가보고자 한다. 이 이야기를 풀기까지 30장 상당의 페이지의 글을 썼다 지웠다 꽤 오랜 시간 망설였다. 내가 CX의 본질을 깨달았을 때 정말 짜릿하고 우연히 땅을 팠는데 금괴를 발견한 것처럼 기뻤기에 이런 사실을 조금 더 잘 전달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럼에도 서툴게 글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것은 이 소중한 이야기를 빨리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항상 이 주제만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 거리기 때문이다.


요즘 마케팅 관련 강의와 컨설팅이 흘러넘치고 있다. 많은 마케팅 사들이 "좋은 상품"이 있다면, 본인이 홍보를 책임져 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CX'는 당신이 좋은 상품, 좋은 브랜드의 가치를 만드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상품의 본질을 바꿔 줄 수는 없지만, 상품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흔한 브랜드 속 나만의 서비스 차별점을 만들고 싶을 때 내 글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CX 고객 경험에 대해 모든 것을 풀어가자면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래서 나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CX 조직 빌드 업'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풀어가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사실 CX는 모든 부서에서 가지고 가야 하는 하나의 가치관이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깝다. 하지만 모든 가치관은 중심을 잡아주는 주체가 없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CX 팀은 회사의 고객 경험 가치의 중심을 잡아주고, 고객에게 그 가치를 전달하는 심장과 같은 존재이다.


이제부터 난 죽어가는 브랜드들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고, 그 덕에 고객들은 앞으로 보다 좋은 피를 수혈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글을 써 내려갈 것이다. 이 글은 향후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싶은 내용들의 기본 베이스가 될 초고이다. 그렇기에 글의 주제와 흐름은 횡설수설할 수 있지만, 최고의 진정성이 담긴 글이 될 것이다.





- "이론적으로 고객의 불필요한 문의를 줄이기 위해 편한 상담 채널을 줄이고, 그마저도 찾기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왜 상담 채널을 오히려 확장한 건가요?"

- "제가 이 조직에 합류했을 때부터 두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전환율 높이는 방법'과 '고객 이탈을 낮추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고민하다 보니 우리 상품은 기능은 쉽지만, 고객이 '잘'사용하려고 하면 쉬운 서비스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객이 우리 상품에 대해 빠져드는 과정을 보다 쉽게 돕고, 우리가 생각하는 점이 진짜 문제가 맞는지 파악하기 위해 고객과의 소통 채널을 늘리고 보다 고객에게 더 밀착하는 방법을 결정했습니다."

난 항상 CS, CX 조직의 근본적 역할은 '영업'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와 고객의 대화를 통해서 고객은 문제를 해결 받으며 우리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와의 관계를 통해 브랜드의 충성고객이 되어야 하며 최고의 마케팅인 입소문을 내주는 역할을 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 "그렇다면 CX 조직 중 CS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몇 명이 되나요? "

- "저희는 신입사원부터 총괄 리더인 저까지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두가 업무에 30~60%의 CS라고 불리는 고객 소통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고객 소통 업무만 전담하는 사람도 당연히 없습니다."

- "왜 그렇게 하는 거죠? 각자 자리에서 전담해야 하는 업무가 다를 텐데요."

- "저희 팀이 하는 업무의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고객을 모르면 할 수 일 역시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고객은 누가 응대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고객서비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그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계속 변합니다. 사회 이슈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고객들의 질문과 고민은 계속 달라집니다. 그런데 고객과 실시간 소통을 하지 않는다면 제가 계속 리더 자리에서 우리 팀원들이 고객과 소통에서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최고의 결정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요?

변화하는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고객의 경험을 살리는, 상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그 이상의 고객 경험 서비스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보려고 노력하지만, 데이터만으로는 고객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결국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CX 조직원 한 명 한 명의 의견까지 더해져야 온전한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때의 고객 흐름을 알지 못한다면 리더가 가진 편견에 그 의견을 투명하게 받아들이기 힘들겠죠."




위의 대화에서 내 CX 조직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가치관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우리는 발톱을 숨긴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 고객에게 우리는 회사와의 유일한 연결고리다. 그렇기에 비교적 마음을 열고 우리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과 대화를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를 대신해야 하며, 그들이 우리 상품을 없이는 안될 것 같은 마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두 번째, CX 조직은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리더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앞으로 CX 조직이 할 수 있는 수많은 일과 우리 회사에 맞는 업무를 찾아가는 방법들을 소개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근본은 우리의 고객을 우리 스스로 얼마나 알고 있냐는 것이다.

<DCX 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에서 저자는 세탁기와 같은 전자 기기들이 고객의 경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다양한 빨래 모드 방식을 제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자면 '울/란제린' 빨래 서비스보다는  '옷 손상 줄인 손빨래 모드','내일 당장 입어야 하는 옷 모드'와 같은 서비스같이 고객들이 그 버튼을 사용해야 하는 고객 경험을 반영한 서비스와 같이 말이다. (책 내용은 향후 조금 더 다듬어 잘 전달하고자 한다.)

당신은 당신의 고객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오늘 당신이 소통한 고객은 왜 당신의 브랜드를 찾아왔는지, 함께 사용할 잠재 고객들은 누구인지 등 고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고객에 대해 그러한 정보도 없이 무턱대고 고객이 하는 질문에 답부터 했다면 당신은 중요한 데이터를 기록할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렇게 한시간 동안의 취조(?)가 진행 되었고, 난 많은 이야기를 전달 했지만 부장님이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얼마나 이해하셨을까 반신반의 했다. 한달 뒤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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