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X조직 채용공고를 올리고 면접을 봤다. 놀랍게도 2일 사이에 4~50명이 지원했고, 면접 보고 싶은 직무에 적합해 보이는 사람도 꽤 보였다. 1년전 채용공고를 올렸을 때와 비교하면 이 직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음을 볼 수 있었다.
CX는 고객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잘 갖추었다면 업종과 상관 없이 스며들 수 있는 직무다. 대신 반대로 배우려는 의지와 내 브랜드에 대한 관심,애정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피해야하는 직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채용공고에서는 전보다 다양한 직무에서 CX로 지원을 했는데 내가 작년에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마케팅,영업,IT업계 종사자 경험자,CS경력자들이 이 업무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타 업종에서 CX로 넘어오는 케이스
마케팅을 했었는데, 새로운 콘텐츠를 짜는 것보다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해 더 깊게 전달하고 싶다.
고객에게 내가 한 액션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직접 접점에서 소통하고 싶다.
회사에서 앱을 운영하다보니 이와 관련 업무를 했었다. IT지식이 깊은건 아니지만 앱 QA도 하고, 고객 입장에서 UIUX 기획하거나 개발팀과 조율하는 일을 해봤다.
CS를 했었는데 조금 더 발전적인 일을 하고 싶다.
신규영업보다 기고객들에게 내 브랜드를 깊이 있게 설명하고 싶다. 외근직보다 사무직으로 있고 싶다.
기존 사무 직무인데 한달에 가끔 있는 외근이 좋다.
이 외에도 다양한 케이스가 있지만 근본적인 내용은 비슷하다.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신기하게 월 주기적인 외근은 좋다는 2030 사무직 지원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언택트로만 근무를 하다보니, 대면도 필요하다 느끼게 된 것인가 싶다.
"CX가 어떤 업직무인지 아시나요?"
난 면접을 보면 어떤 직무인줄 알고 지원했는지 가장 먼저 묻는다. 자연스레 'CX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CX란 고객경험이란 뜻으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오는 면접자들이 많았다.
올해는 생각보다 다양한 답변을 들었고,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고객의 문의를 받아 문제를 개선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고객과 회사의 연결고리', '고객경험기획자', '고객접점의 서비스(제품)관리자' 등 더 많이 듣게 되었다. 생각보다 단기간에 CX직무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생산되고 있음을 느꼈고, 시장의 성장을 느낄 수 있어 꽤 기분이 좋았다.
아무래도 IT 관련 회사가 늘어나면서, CX관련 부서가 빠르게 증가 했다. 이에 따라 충분한 직무에 대한 이해는 없지만 '몸으로 겪으며' 이해하게 된 사람들이 많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경험 속에서 CX직무의 핵심을 이해한 사람과 그저 '일'을 한 사람은 업무나 이전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디테일 차이에서 많이 느껴진다.
반복해서 말하듯 CX팀은 누구보다 내 제품,서비스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CX팀의 역할
나는 타 직무에서 CX직무로 전직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환영한다.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 영업력 있는 사람, 글 잘쓰는 사람, 디자인 감각 있는 사람, 감성적인 사람, 데이터를 관리 하는 사람, 루틴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람, 라이브/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사람 …
대신 최소한 CX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본인의 장점과 잘 융화시켜 설명하는 노력정도는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 CX팀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CX직무는 7~8년전 온라인 쇼핑몰이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 MD라는 직무가 인기를 얻은 것과 비슷한 무드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MD는 온라인 쇼핑몰이 처음 인기를 끌던 때 상품을 PICK하고 고객 접점에서 풀어내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직무를 소화해야 했기에 'M모든 D다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CX는 MD와 어떻게 다를까?
MD는 쇼핑몰에 판매할 '제품'에 비교적 초점이 맞추어 마케팅적 감각으로 고객에게 제품을 풀어가는 직무라면 CX는 '고객의 경험'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 우리 제품을 고객 접점에서 풀어낼 뿐 아니라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고객 여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CX직무로 전업(轉業)을 준비한다면?
새로운 것을 익히기 전에 내가 가진 장점과 경험을 CX의 핵심인 고객경험, 고객여정에 맞춰보자. 다른 직무에서 근무 했더라도 언제라도 CX로 직무 전환이 가능하다. 물론 가장 핵심인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반복되는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우선적으로 찾아야하겠지만 말이다.
루틴한 업무를 체계적으로 잘한다면, CX의 기본인 '운영'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 하기 위한 베이스를 다져 줄 수 있다. (혼자 운영을 맡으란 것은 아니지만, 그 중심이 되어 주어야한다는 의미이다.)
글을 잘 쓴다면 고객과의 언택트 상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고, 그 외에도 매뉴얼이나 고객접점 콘텐츠들을 작성하는 형태로 부서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다.
영업력이 있다면 클레임 고객을 조금 더 부드럽게 관리할 수 있고, 그 외에도 VIP나 업셀링 가능한 고객군을 관리하며 기고객 관리에 더 충실할 수 있다.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면 반복되는 '운영'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고, 고객의 행동을 다양한 패러다임으로 분석해낼 수 있다.
앞으로 CX가 더 세분화 될 것이다. 하지만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CX에서 역할이 나뉘더라도 '타전문성X고객경험= 새로운 직무'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꼭 SQL이 아니더라도 엑셀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은 기본이 될 것이고, 이에 따라 콘텐츠를 발행하거나 교육을 하거나, 유튜브 라이브를 하는 등 고객 접점에서 고객에게 우리 이야기를 표현해낼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할 것이다.
CX직무를 채용한다면?
먼저 위와 같이 우리 CX직무에 가장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 해봐야 한다. 만약 첫 팀빌드업을 위한 사람을 뽑는다면 '주도적인 멀티플레이어'를 추천하고 싶다. 처음부터 체계적인 사람, 안정적인 사람이 온다면 다음 스텝의 일을 만들어가기 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CX 초기는 고객의 문의에 맞추어 다양하게 시도 해보고 분석해보려는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체계적이고 안정형의 사람은 바로 다음 두번째 멤버로 추천하고 싶다. 고객은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결국 매번 발생하는 고객과 운영적 이슈를 체계화 해야지만, 다음 일을 더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부터는 위에서 소개한 다양한 장점을 갖춘 사람들을 필요에 따라 채용하면 된다.
공통적인 역량으로는 아래 세가지를 추천 하고 싶다.
첫번째, 나 자신 또는 내 지난 일에 애정이 느껴지는 사람: CX는 지속적으로 내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가져야지만 다양한 패러다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어떤 업무를 하더라도 관심이 없으면 변화는 있을 수 없다.
두번째, 갑작스러운 일이나 도전적인 업무에 큰 부담이 없는 사람: 예상 못한 일이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침착함이 있는 사람, 또는 문제 해결을 즐기는 사람, 한가지 문제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 (단, 혼자 욕심은 조심해야한다.), 함께 토론하여 실패하더라도 시도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안될 것 같던 일도 다 해결할 수 있다.
세번째, 소통할 때 즐거운 사람: 면접을 보다보면 대화가 즐겁고 진심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냥 가볍게 자기 자랑이 아니라 진심을 주고 받는 대화를 하는 사람. 질문의 기회를 꼭 주고, 질문을 했을 때 질문 조차 진정한 관심이 들어나는 사람이라면 안성맞춤이다. 우리 부서끼리도, 고객과, 타부서와도 반복적인 소통으로 분위기를 이끌어줄 업무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줄 사람이여야만 한다. 꼭!
앞으로 몇년간 'CX팀'이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 요즘, 고객경험팀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경험들로 고객접점 직무의 소중함이 더 많이 주목 받길 바란다. 또한 CX팀 채용,면접 등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충분한 정보를 접하고, 그 이상 고민하며 적합한 회사를 만나길 바란다. 그 회사는 어떤 CX담당자를 만나게 되냐에 따라 바로 눈앞의 2~3년부터 성장의 폭이 달라질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