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CX (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가 세상의 집중을 받고 있다.
2000년대부터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데, 1년 전까지만 해도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제 조금 학문적 정의는 언급되기 시작했지만 실무적으로 CX팀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아직도 찾아보기 어렵다.
추상적인 고객경험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회사와 그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가 이 분야에 눈을 뜬지 7~8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격변하는 시대 속, 정답이 없는 분야이기에 누구도 정확한 답을 내주거나, 개인의 성공 케이스를 말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나도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지칭하기는 어렵지만 수년간 3~4차례의 성공 경험을 풀어가며 그 사이 찾은 공통점들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CX란?
고객은 우리 브랜드를 평가할 때 서비스/제품만 가지고 평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제품의 만족도는 음 서비스를 접했을 때 느껴진 브랜드의 이미지, 직원의 인사, 매장의 분위기, 제품의 기대와 실제 비용 지불을 하며 느끼게 된 가치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 경험을 모두 담아 가산점을 부여할 뿐 아니라 역으로 브랜드를 평생 떠나게 되기도 한다.
즉, CX ―― 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은 고객이 공급사의 서비스/제품을 이용하는 접점에서 최종적으로 경험한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고객이 제품을 경험하게 되는 모든 과정을 '고객 구매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CX는 왜 주목받게 되었나?
'고객만족 서비스'와 같은 개념이 이미 시장을 한번 휩쓸고 같다. 그래서 CS 관련 직무자들은 최대한 친절하게,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제 '친절'이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시대는 지났다. 고객이 왕인 시대가 아니다. 공급사에 가치 있는 상품/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수요자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불하며 서로 Win-Win 하는 관계가 되었다.
물론 고객은 더 까다로워졌다. 제품의 퀄리티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가치를 주는 무언가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은 움직인다. 'CX'관련 직무 시장이 열리게 된 것에는 아래와 같은 배경이 존재한다고 보였다.다양한 니즈에 상품 이상의 가치를 찾는 고객과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는 기업 사이에서 CX 고객경험관리에 대한 니즈가 형성되었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친절한'CS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시장경쟁의 차별화를 위한 기업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기업은 역변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줄 CS 그 이상의 역량을 가진 전문가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직무 시장에서도 변화가 보였다.
고객만족을 주기 위해 나를 희생해 감정 노동하는 것과 다음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CS 업계 종사자들이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휘황찬란한 마케팅 스킬만으로 채우지 못하는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고민을 하던 브랜드 마케터들이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한 가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내 시각에서 봤을 때는 여러모로 수요와 공급 두 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고 CX라는 경영학적 이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결론과 함께 CX팀이라는 직무가 생겨났다.
더 나아가서는 AI나 기계가 많은 자리를 대체 해갈 것으로 생각하는 요즘, 아직까지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무라는 점도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CX는 역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누구도 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급 기업들 사이 너도나도 CX고객경험팀을 우후죽순으로 신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CX팀의 역할은?
사실 20여 년 전부터 경영학적으로 경영, 브랜딩에 일부로 언급되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품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기에 고객의 선택 권한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꼭 그 상품이 아니어도 충분히 그와 비슷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볼 수 있다. 그 이상으로 눈 감았다 뜰 때마다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되고 있지 않은가. 물론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가 떠오를 것이다. 그 브랜드는 누구도 부정 못하는 그 업계 최고의 브랜드일 것이다. 진정한 브랜딩과 고객 경험을 아주 잘 설계하여 고객이 아닌 팬을 보유한 브랜드 말이다.
케빈 켈리의 '1,000명의 진정한 팬'이라는 글에서 그는 '당신이 만드는 건 뭐든지 사주는' 진정한 팬 1,000명을 만들라고 한다. 그것만 가능하다면 당신이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이다.
<타이탄의 도구들 :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 | 팀 페리스 저
CX조직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진정한 팬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그들의 우리 브랜드를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팬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결국 회사의 존재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각 제품에 집중하고 연구하는 팀이 있듯, 이제는 고객을 연구하고 그들을 팬으로 만들기 위해 제품 이상의 가산적 가치를 만드는 CX팀은 회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CX가 무엇이고, CX팀은 왜 필요한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 지금부터 진정한 팬 1,000명을 지극히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우리 회사의 가산적인 평가 요소를 만들어줄 CX팀 빌드업에 더 집중해 보자.
사실 어딘가에는 정의되어 있는 CX라는 개념을 내가 다시 재해석해서 풀어낸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래서 이 글의 가장 기본이 되는 CX의 정의와 그 팀이 가지고 가야 하는 가치관에 대해 푸는 것을 망설였다.
그럼에도 내가 지속적으로 풀어가고자 하는 내용을 함께 공감하기 위해서는 CX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통일화하고 공동의 목표 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000명의 진정한 팬 만들기'라는 공동의 목표도 설계했으니, 앞으로 내가 풀어가는 스토리들을 각 기업의 현재 상황에 대입하며 하나씩 풀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