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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Feb 20. 2017

혼자 살아갈수 있는 환자의 의지력

따로 돌봐줄 사람이 없는 환자라면..


내가 암환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때 가장 걸리는점 하나는 내가 쓰러지면 아무도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라는 현실이었다. 딸린 가족도 없고 고령에 당뇨로 몸가누기 힘들어하는 어머니에게 병간호 해 달라며 도리어 짐이 될수는 없는 형편이다.


형제 부모 가족들도 말들은 전부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받으라 성화였지만, 실제 내가 병원에 입원하게돼면 각자 살기 바빠 나를 따로 돌봐줄 식구는 아무도 없다. 나는 아내도 없고 자식도 없기 때문에 병원치료를 받을경우, 그냥 병원에 방치되 몇달간 온갖 약물이 주는 고통속에서 죽어가리란게 내가 내린 현실에 대한 판단이었다. (실제로 내가 보아온바도 그러했다.)


돌봐줄 마땅한 가족이 없을경우, 전문 간병인을 어쩔수없이 쓰게돼는데 환자한명 옆에서 돌봐주는 일은 가족이 아닌이상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누군가 타인의 시간을 뺏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환자는 그에 따른 정당한 비용지불을 해야한다. 결국, 환자가 자기몸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맡길경우 간병인이건 요양원이건 핵심은 돈이다. 대부분 가족들이 그 역활을 대신하는것이 일반적인데 환자는 한명이지만 간병인까지 두사람의 시간과 인생이 병마와 싸우는것에 희생되게 된다.



간병을 해줄 누군가 가족이 있는 환자는 정말로 간병인에게 고마워 해야한다. 결혼을 안하고 솔로로 살겠다고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현상 속에서 혼자 살겠다면 당연히 자신의 몸도 스스로 지킬수 있어야 한다. 돌봐줄 사람없이 혼자일때 몸이 아프면 환자는 더욱 서럽다.


나 역시, 말기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대신에 시골로 혼자 내려가 버린 가장 큰 이유가 .타인에게 환자인 나를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뻔뻔함과 식구들에 대한 민폐를 없애기 위해서 이다. 그것이 훨씬 맘이 편하다.


몸을 일단 스스로 움직일수 있을만큼 회복하는것이 최우선이고 암으로 부터 몸에대한 주도권을 되찾아 오게되면 그때부턴 혼자 스스로 싸워 나가야 한다.


타인에게 자신에게 봉사하라고 정당하게 부릴 정도의 경제력을 지니던지 아니면 혼자 스스로 암과 싸우다 죽던지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과 타인에게는 절대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게 내 방침이다. 간병인이 따로 없다는 사실은 자연치유 에서 심리적으로 환자에게 전투의지를 갖게 만드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도 하다


돌봐줄 사람이 따로 없다는 현실은 환자에게 스스로 몸을 소중하게 다루고 아끼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스스로 움직이고 혼자 생활이 가능하게끔 몸의 주도권을 놏지 않으려는 시도들을 계속 하게 되면서 몸의 주도권을 병마에 빼앗기면 죽는다 라는 배수진의 심정이 된다.  어떤 악 조건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의지하려 하지않는 강인한 의식이 나같이 돌봐줄 사람이 없는 환자에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몸의 주도권을 병마나 약물등에 내주지 않았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항암치료는 치료를 받는즉시 몸의 주도권을 약물에 빼앗기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된다. 의사에게 매달려야 하고 간병인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면역력을 길러 간신히 암에게서 몸의 주도권을 되찾아 온 마당에 다시 몸의 주도권을 약물에 내어주긴 싫다. 나는 혼자이고 돌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움직이고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할수 있게끔 몸의 주도권을 놏지않는것이 나처럼 따로 돌봐줄 사람없는 환자에겐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 '할수 있는 모든것을 한다.' 가 내 제일 원칙이다. "당신은 왜 수술이 불가한 상황에서 항암치료 마저 받지 않는가 " 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다행히, 내 주장과 부합해 나는 아직까지 집안에 나로인한 민폐는 끼치지 않고 있고 식구들도 내가 말기암 환자라는 사실을 점점 의식하지 않고 정상생활 하고있다. 나 역시도 내가 말기암의 중환자라는 사실은 스스로 잊지말자고 다짐해야만 인지하고 있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일반 백수모드로 유유자적 생활하는 중이다. 좋은점 한가지는 누구도 내가 뭘하던 참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여름, 집안이 풍비박산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지만 말기암 환자로 식구들에게 한때 걱정은 끼쳤을 망정 누구에게도 민폐는 끼치지 않았다는것, 정말 다행하고 감사한 일이다..


https://brunch.co.kr/@yemaya/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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