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 을 보면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어 더 깊은 꿈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볼수있다. 나 역시 나도 모르게 빠져든 '루시드 드림' 상태에서 이런 경험이 있는데 그건 나 자신이 꿈속이란것을 인식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우연한 사고였다.
루시드 드림(자각몽) 에서는 이런것을 '헛깨어남' 이라고 하는데 꿈에서 깨었지만 실제는 또 다른 꿈이란 뜻이다. 헛깨어난게 아니라 반대로 아예 꿈에서 잠이들어 다른꿈으로 가는 경우는 예가 거의 없는것으로 보아 흔하지 않은 경우인것 같다.( 인셉션 영화에서만 봤다.)
여러꿈이 진행되는동안 나는 (꿈속의) 넓은 내 방안에 이부자리를 펼치고 누워 아이패드를 누워서 볼수있는 거치대를 머리맡에 놓고 책상엔 작업용 믹서등을 그대로 켜둔채 피곤해서 자려고 누워있다 잠이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는데 이미 잠에빠져 있었음에도 그 방안에 누워있는 나자신이 꿈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실제 내 방과도 크기와 전혀 구조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아침이 다 돼서 침대위에 누워있는 실제 나에게 의식이 돌아오면서야 그 방안에서 잤다깻다 했던것 역시 꿈이었음을 인지했다.
꿈속에서 또 다른 자각몽으로
내방과 전혀 다른 크기와 구조의 방안에 누워 있었으면서도 왜 그것이 꿈속이란 의심을 전혀 안했는지는 미스테리지만 어쨌든 그렇게 꿈속의 나는 피곤해 자려고 일을하다 불을 끄고는 누웠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흘렀는데 머리위에 거치된 아이패드를 만지려고 어둠속에서 손을 뻗었는데 동그란 어린아이 머리만한 머리카락 뭉치가 잡히는 것이다. 나는 순간 섬찟했지만 현실에서 그런일이 일어날일은 없다란 생각이 들었고 내가 또 피곤한 나머지 루시드 드림 상태에 빠졌군 이란 판단을 내렸다.이 루시드 드림 상태에 빠져들면 잠재의식 속의 사념체나 외부 사념체와의 만남이 가능해진다.
내 판단은 맞았다. 그 정체는 약간의 흑인혼혈 여자 아이였는데 나는 방안에 누운채 그 여자 아이와 제2의 루시드 드림 상태에 머물기로 했다.
루시드 드림 이란것을 자각하고 난후 나는 내가 어떤 무모한 짓을 벌여도 죽지 않는다는것을 알고 있기에 그 아이를 데리고 답답한 복도와 시멘트로 가려진 감옥같은 건물을 빠져 나오기로 결심했다.
주위에 사람들이 나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아섯고 커다란 유리창은 어느새 철창으로 가려졌는데 나는 철창을 올리라고 한 사내를 염력으로 벽에 밀쳐올리고 고문을 했다.
그렇게 햇살이 보이는 건물 마당으로 나왔고 나는 이제 슈퍼 히어로 처럼 날아서 그곳을 탈출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데 꿈속에서도 날아본 경험이 거의없는 나는 경험부족으로 잘 날지를 못했고 위에선 그물등이 나를 잡으려 내려오곤 하였다. ( 경험 부족인건 꿈속에서도 어쩔수 없다.자각몽의 권위자 로버트 웨거너는 이런경우 날아가는 대상에 힘을 투사하라고 설명한다.)
잘 날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나는 그 모든것이 꿈속이란것을 알고있었기에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어설펐지만 그래도 날았다는 것에 만족한다. )
자각몽은 가상현실로 인간의 한계체험에도 아주 도움이 되는데, 꿈이란것을 알아도 인간의 마음은 본능적 두려움에 대한 구속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깨닫게 된다.
꿈이란걸 알아도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릴 용기는 섣불리 나지 않으며 겁이많은 사람의 경우, 어김없이 자신의 잠재된 두려움과 마주치게 되는데 필사적으로 자각몽에서 깨어 도망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대부분 자각몽자들이 자신의 이드(프로이트가 주장한 본능적 쾌락을 추구하는 성질)를 시도하고 두려움은 피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자각몽의 깊은단계는 이런 이드적 욕망과 두려움들을 넘어서면서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보니 그 방안이었고 나는 불을 켜고 그 머리카락의 정체를 확인해 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머리위엔 아이패드만 있고 그것은 꿈이었다.(실제 내방안의 아이패드는 옆에 태이블에 고이 잠자고 있다.)
나는 그자리에서 다시 못다한 잠을 또 청하였고 또다른 꿈의 세계로 쉽게 빠져들었다. 루시드 드림 상태에서는 장소호출이 가능하다.
나는 섬에 가보고 싶다란 생각을 했고 한 섬위로 날아가 또다른 모험을 즐기기로 했다. 나무들이 잘 정돈된 길을 가다 한쪽이 막힌 길이 보였고 나는 옆으로 방향을 틀었다. 왜 내가 만든 꿈속에서 잘 정돈된길이 아닌 막히는 길들을 만나게 되는지 의아했는데 그렇게 길을 선택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잠재의식에서 만나는 그 모든것들은 억지로 콘트롤 하려 하는것보다는 내버려두고 관찰하는것이 낫다. 비록 내꿈속 인물들 일지라도 그들과 어울리면서 배울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내앞에서 계속 왔다갔다 하는 한 여자아이가 보였다
"너는 내꿈에서 뭘하고 있는거지?" 그 여자아이는 자신이 내꿈의 '조경' 담당이라고 말했다.
아하, 내가 뭔가 다른 환경을 호출할때마다 그에 맞는 무대세트를 준비하고 담당하는 일이다.내꿈속에서 마주치는 장소들의 불만족과 어설픈 소품들은 그 아이를 다그쳐야 한다는걸 알았는데 나는 그아이가 열심히 일하는것이 안쓰러워 그냥 아무말 안하기로 했다.내가 꿈속에서 뭔가를 호출할때 나보다 조금앞에서 열심히 그것을 형상화 시키는 일을 누군가 해준다는것만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또 잠에서 깨어 그 방안으로 돌아왔고 몇번을 그렇게 각기 다른 잠재의식들이 기다리는 루시드 드림 여행을 즐길수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그 방안에 누운 나자신도 꿈이란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보통 루시드 드림 보고서를 보면 루시드 드림 상태를 오래 지속하는것은 거의 불가하다는 보고들이 있다. 그러나 나처럼 꿈속의 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단편단편 계속 이어 가면서 아침이 될때까지 여러편의 자각몽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사람들이 자각몽을 길게 유지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오는 베타의식의 개입으로 초첨이 옮겨가는것 때문인데 이것은 훈련을 통해서 점차 오래 알파상태를 유지할수 있게된다.나같은 경우는 훈련이라기 보다는 반복되는 경험에 의한 무덤덤함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영화'인셉션' 을 보면 꿈속의 꿈으로 들어갈때마다 시간이 배수로 늘어나게 되는데 실제가 그러하다. 시간이란 것은 뇌의 자각에 따라 얼마던지 늘이고 줄이고 할수있는것이라 루시드 드림 상태가 깊어질수록 하루분량의 생활을 하고 깨어나도 현실에선 고작 두세시간 지났음을 알고 황당했던 경험이 많다. (반대로 하루가 불과 몇시간만에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시간의 자유로운 특성을 최초로 설명해준 인간이 '아인쉬타인' 으로 그가 없었다면 아마 인간은 시간의 허구적 특성을 이해못해 엄청난 혼란에 빠졌거나 신비주의에 함몰됐을 것이다.)
나는 밤새 여러편의 루시드드림을 여행하면서 많은 잠재의식속의 나를 만나볼수 있었고 드디어 방에서 일어나 내가 만나본 잠재의식들과 그것을 정리해 상담해줄 사람을 찾았다. 밤새 내가 경험한 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던거 같은데 흰티셔츠에 내말을 들어주던 그녀는 피곤한지 잠시 볼일을 보러 금방 돌아온다고 나를 혼자 두었고 나는 벤치에 앉아 그녀가 건널목을 건너 나에게 오려고 대기하고 있는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까지가 꿈속이었고 나는 진짜 침대위의 좁은 방안에서 깨어났다. 꿈속에서 꿈을 꾼것인데 깨어나서는 꿈속의 나한테 한방먹은 기분이 들어 한참을 멍해야만 했다.
안 속겠다고 나름 약은척했는데 한 단계는 용캐 눈치챘지만 두단계에 걸친 꿈의 사기가 있으리라곤 의심을 못했기 때문이다. .... 또 당했군..... 뇌파가 알파파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꿈(루시드 드림)은 방심할수 없으므로 항상 의심을 해봐야 한다.
나는 아직까지 꿈속 표식인 나만의 팽이를 갖지 않았다. 언제 또 빠질지 모르는데 귀찮아서 이기도 하고 이젠 하도 많이 당하다보니 왼만한 속임수는 내가 눈치챌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루시드 드림을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이 꿈속표식은 없어서는 안될 필히 장만해야할 의식의 필수품목인데 그건 나처럼 꿈속의 자신에게 속아넘어가는 일이 아주 흔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오감을 믿지마라' 는 잠재의식을 탐구할때 꼭 명심해야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