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Ah Jan 18. 2020

2년만의 독자분들과의 만남


잠실 석촌호수 근방에서 브런치 오랜 독자분들과 다시 만났다. 2년만이다.예전엔 내가 죽음앞에 거의 가 있던 상태라 내가 사는 파주까지 찾아 오셨는데 지금은 내가 움직일수 있으므로 적당한 지역으로 정해 내가 찾아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잠실이다. 다시 세상과 접촉하는 첫 발자국이다.


2년전 인생의 가장 밑바닥 내장 까고 죽음앞에 서있을때 찾아와 용기를 주셨던 분들, 그 분들도 나를 보면서 자신들 암은 그저 엄살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용기를 얻어  암수술 무사히 끝나고 생활에 다들 복귀 하셨다. 당시 나에게 죽을사람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덕담해 주신것이 시간이 지나니 현실이 돼었다.  브런치를 매개체로 다들 친해지셔서 언니 동생 한다.


팔자 주름만 안보여도 괜춘한데 말야.2019가 내장 복구 였다면 올해는 껍데기 복구의 해가 될것이다.


이분들은 하루하루 내가 죽음의 사투를 벌일때 매일같이 가슴 졸이고 프로필 사진만 바꿔도 삶의 기운을 느끼고 기뻐 하시던 분들이다. 실시간으로 매일같이 브런치 기록의 문장 하나에도 슬퍼하고 같이 기뻐했음을 알수있어 무척이나 고맙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인생 가장 밑바닥 죽음 앞에서 만났 분들인지라 2년만 임에도 친밀감이 남다르다. 


이제와서 공개되는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분들도 당시엔 내 죽음을 기정 사실화로 생각해 조문갈 의논을 했었다고.. 엄마도 전재산 털어서 치료비 대신 납골당을 샀으니 무리도 아니다.


당시엔 내가 다시 지금처럼 이렇게 부활해서 건장하게 나돌아 다닐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고 한다. 내가 목소리도 쩌렁쩌렁 하고 피부도 좋아보이고 에너자이저로 보인다고 한다. 맞다.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돌아다니고 철인으로 복귀중이다.


2년전 망년회, 어느새 2년이 흘렀다.


https://brunch.co.kr/@yemaya/335


브런치 기록을 남긴지 5년이나 지나고 나니 직접 얼굴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하는 분들도 제법 계신다는것을 알았다. 그동안 쌓인 기록만도 일반 책으로 따지자면 열권 가까이 되는 분량에 브런치 시스템이 매거진 형식이라 내용도 매거진 별로 나눠지고 발행 안된 부분도 있고 뒤죽박죽이라 내가 말하는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퍼즐을 하나로 잇기는 오랜시간과 정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미로처럼 된건 매거진 형태라는 브런치 시스템 특징 때문인데 매거진 한두개나 몇개 포스팅만 정보라고 가려읽고 겉만 훓고 지나가는 분들 (90% 이상?)내말의 기둥을 잡을수 없고 나와 별로 인연이 없다.


강의하고 받아적고 하는 스타일은 많은 인원이 공부할때  효율적이지만 상당히 비 효과적이다. 상호 교감이 아닌 일방 주입식이 되기쉽다. 언어를 배울때 어린애들이 어울려 놀다보면 저절로 습득이 돼듯 같이 어울리다보면 서로 의식이 비슷해져서 공감이 전염이 된다. 그것이 소수일때 가장 효과적인 공부(?)방법이다. 그저 같이 어울려 놀다보면 끼리끼리 자연스럽게 의식이 비슷해진다는것.. '유유상종'이 같은 파장을 공유하는 가장 자연스럽고 손쉬운 방법이다.


내가 받은만큼 나도 할수 있는건 하려한다. 1월말 or2월초 쯤에도 독자분과 만날 약속이 있다. 일산쪽에서 커피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한다. 꼭 나를 만나서 얼굴보고 대화 나누고 싶다는분들은 그날 같이 동참 하셔도 된다. 


예전에 시골에서 투병중일때 사기꾼이 찾아와 멘탈을 심하게 흔들어논 바람에 모르는 사람들은 가급적 안만나는것이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좋은분들이 더 많다는것을 믿어본다. 마법같은 시간속에서 한발짝씩 다시 세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작년에 숨쉬는 송장 상태에서 내가 한 다짐들이 결코 객기나 허튼소리가 아님을 증명해 보일때가 와간다. 내 브런치를 몇년전부터 보신분들은 내가 그저 흘러가는 말처럼 했던말들을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하나하나 증명해내고 있음을 알것이다. 1년전 내장을 다 잘라내고 1년을 버틴후, 숨만 쉬고 있을 당시의 기록을 아래에 남긴다.


https://brunch.co.kr/@yemaya/350

https://brunch.co.kr/@yemaya/485


시간이 정말 마법같지 않은가.. 그 마법에 올라타 롤러코스터를 즐기는것이 바로 인생이다.


한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건 요즘 나의 관심사는 '암'이 아니기 때문에 뭐 먹고 살았는지 암환자분들이 빨랑 말하라고 다그쳐도  지금의 나 무아는 할말이 아무것도 없다.


요즘들어 내가 살아난것을 보고 과거 암에 관련된 포스팅 몇개에만 암환자 방문객들이 몰리고 있는데 그분들이 찾는 암환자 물루는 예전에 떠나고 없다는것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물루 따라하기엔 '날샜어요' 다. 기억들도 핵심만 남고 쓰잘데기 없는 쓰래기 기억들은 없다. 지금와서 뭐 먹고 살았나 내 기록을 아무리 뒤져봤자 엉터리 답이다. 줄담배에 줄커피 라면에 핫초코를 즐겨먹는 나만 있어서  따라하다간 죽음으로 급행 할 확률크다. 지금은 암환자 '물루'가 아닌 새로 태어난 '무아' 가 하는말을 귀 기울여야 할때이다.


정성 들이는 공부없이 지식과 정보로 삶을 얻어낼순 없는법이다. 내 말에는 아무 관심없이 이제와서 옛날에 내가 뭐 먹었나만 살피는 암환자분들의 방문을 더이상 원치 않는다. 무지로 인한 죽음을 책임질 사람은 본인 외에는 없다.


Ballade pour ma mémoire:

https://youtu.be/EWnjP8xkuG4


매거진의 이전글 정상 생활 TESTin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