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에도 자격이 있을까?(2)

- 불통의 아이콘 Ep2. 관계 부재 -

by 예민아씨

식물원에 갔는데 마음에 안 드는 꽃이 하나 있어요.

우리 집 화단이면 뽑아버려도 상관없지만 남의 집 화단이라면 뽑을 수가 없지요.

그럴 때는 내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괜찮은 직장인데 나와 맞지 않는 상사나 동료를 만나면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이 괴로움은 나의 감정에 사로잡혀 생긴 것입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굳이 그 감정에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나와 맞지 않는 동료와 친하게 사귈 필요도 없고 굳이 회피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의 집 화단에 있는 꽃을 보는 것처럼 그 사람을 인정하면 됩니다.


- 법륜스님, 「지금 이대로 좋다」中 '화단에 핀 꽃' -




아무리 "남의 집 화분이다.. 남의 집 화분이다.." 생각해보려 해도 이미 내 영역에 있는 화분이기에, 불통 팀장과의 '관계 부재'를 체감할 때면 인정은커녕 '대체 왜 저럴까?' 미워지는 순간이 온다. 지난번 얘기한 '읽씹'과 더불어 최근 '관계 부재'를 체감했던 <우리 집 미운 화분> 얘기를 풀어본다.


[Ep2. 관계 부재 : '10년 인연' 팀원의 퇴사에 대처하는 법]


좋은 일로 퇴사하게 된 팀원였다. 이곳을 첫 회사로 10년간 쉼 없이 일했기에, 축하와 아쉬운 마음을 담아 다 함께 퇴사 선물을 준비해 건네주던 날.


팀장님은 "OO이 입사해서 같이 일했던 게 10년 전이다. 그때가 참 좋았다."


며 퇴사하는 팀원과의 인연을 읊으셨다. (이후 몇 년은 각자 다른 팀에 있다 다시 한 팀에서 만났지만) 10년 간 이어진 관계이니 'OO이의 퇴사에 감회가 남다르시겠다..' 생각했었다.


그리고, 팀원의 마지막 출근일.

본인의 연차를 당일에야 알게 하는 팀장님의 스킬은 충격적이게 그날도 발휘되었다. 그것도 팀원 한 명에게 다른 보고 업무를 지시하시다 연차 얘기가 나왔기에 망정이지, 그 건이 없었으면 우린 아무도 모를 뻔했다. 그래도 마지막 출근일인데.. 팀장님께 인사 못 드리고 간다는 게 마음에 걸렸던 팀원은


오전에 : 카카오톡으로 '팀장님, 오늘 연차세요?'라고 남겼고,

오후까지 : 팀장님은 '읽씹'으로 대응하셨다.


결국 오후 늦게 팀장님께 전화를 걸어서야 퇴사 인사를 건넸고, '마지못해' 받은 것 같은 그에게서 아쉬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친하진 않았어도 함께 근무한 동료가 떠나갈 때 아쉬움의 한마디라도 건네는 법이거늘. 아무리 양보한다 해도, 퇴사하는 10년 인연의 카톡도 '읽씹'하는 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그는 이제 내 생각의 폭에서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경지의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버린 '나의 팀장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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