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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떠는 옌 Nov 04. 2023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

여기 있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됐다.


내가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시점은 감정의 상처가 깊었을 때였는데. 그래서일까, 요즘 내가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왠지 내가 행복하다는 신호 같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이 시점을 즐기고 글로 더 남겨야 했는데, 왜 나는 아플 때 더 글을 찾게 되는 건지도 의문이다. 글로 남길 수 없는 무언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인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지금 행복한가 보다. 가끔 또 생각한다. 내가 감히 이 행복을 그 전과 다르게 느끼며 즐겨도 되는 걸까.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내가.


나는 늘 똑같은 패턴 속 사람, 사랑의 상처와, 인간관계 속 복잡함을 느꼈던 사람인지라. 이렇게 편안하고 나를 위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좀 과분함을 느끼는 것 같다. 항상 의문이다. 왜 그는 나를 사랑하는 가. 그는 왜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주는 가. 그는 나를 왜 좋아하게 됐는 가. 과연 그는 언제까지 이 마음, 이 행동이 그대로일 것인가. 나를 둘러싼 의문이다.


내가 생각했던 사랑의 방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다는 사실에 한 번 놀랐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당신이 내 옆에 있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 뭐냐 하면..


그냥, 사랑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그를 진실되게 표현하며, 각을 재지 않는 것. 그거뿐이었다. 물론 이게 가장 어렵지만. 내가 상대보다 더 큰 사랑을 가지고 있을 때 두려운 법이니까. 나 물론 그런 사람이니 이해가 되더라. 사랑하지만, 사랑을 표현 못하는 사랑도 많이 경험해 봤으니. 그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내가 두려워하면서 감정을 재더라도 변함없이 옆에 있으며 사랑을 표현해 줄 사람이 있을지 참 고민됐거든. 근데, 당신은 그럴 것만 같더라. 지금 이 생각이 진실이 되길 바라기도 해서, 사실 가슴속 깊은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는 이겨내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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