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드디어 침묵의 나무에 열매가 맺혔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나만 먹어볼까요?
잘 익은 걸로 골라서..
아,
고새 침묵나무가 잎에다가 진리의 길을 그려놓았네요.
이틀 전에 봤을 때만 해도 없었는데 시간이 이리 신기합니다, 하하.
나중에 시간 되는 분들은 가까이 와서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아시다시피
이 잔가지들을 모아 빗자루를 만들면
부당하게 젖은 모든 것들에
메마른 손길이 되어 포근히 덮어준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넉넉히 가져가세요.
그리고
나뭇잎과 나뭇잎 사이에
어린 빛들이 그리는 이 소곡이 들리시나요.
분명히 한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으니 집에 가시기 전에 잊지 말고 들어 보세요.
잠깐,
먹기 전에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침묵과에도 물론 비밀이 들어있답니다.
그러나 침묵과의 비밀이 특별한 것은
침묵과가 담은 비밀은 무겁고 부드럽게 여러분을 곧바로 감싼다는 겁니다.
잘 눈에 띄지 않는 다른 과일의 비밀들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죠.
그것은, 침묵과는 바람과 나뭇잎 사이 비밀들을 먹고 익어갈 뿐 아니라
여러분의 오랜 조상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켜켜이 쌓인 시간들을 가득 품은 채로 익어가기 때문입니다.
아삭 아사삭-
맛이 정말 좋지요?
진리 없이 나뒹구는 사실들과
침묵을 잃고 외로워진 말들에 지친
모든 현대인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합니다.
말이 멈추는 곳에서 분명 해지는 침묵의 나무입니다.
주변에서 찾기 어렵다면 여기 이 묘목을 가져가세요.
가격은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