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첫 캐네디언 인터뷰 후기
그렇게 갑자기 나는 밀크티를 마시다가 "HI, Yennie 너 2차 면접 올 수 있니? “ 와서 네가 직접 시연하는 걸 보고 싶다"라는 제안을 받게 되었고, 나는 네일과 왁싱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비기너도 괜찮냐고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흔쾌히 나에 제안을 수락했다. 나는 무슨 용기였는지 그냥 해보겠다고 했다.
트레이시는 나에게 왁싱과 네일을 준비해 오라고 했고,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2차 면접을 보게 되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네일과 왁싱.
기회를 줬으니 할 줄 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면접일까지는 3일, 유튜브로 왁싱 용어와 네일숍에서 사용하는 영어를 찾아 공부하고 달러라마(다이소)에 가서 매니큐어를 찾고 네이버 블로그에서 연습시트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도서관에 가서 프린트한 뒤 연습했다.
그리고 대망의 면접날... 결론적으로 2차 트라이얼 면접은 망했다. 기술적인 부분이 열정과 패기만으로 당연히 되지 않지...제품도 한국 제품과 달라서 매니큐어가 매우 묽었고, 이 샵은 젤네일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 한국과 캐나다의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지워지지 않는 젤네일을 선호하는 데에 비해, 캐나다의 젤네일은 보편적이지 않다. 고가의 프리미엄 고급샵에서만 젤네일을 취급한다고 한다. 한국만큼 보편적이지가 않다. 그러나 손톱 청결을 매우 중요시
하는 나라이다. 아트보다는 깔끔함을 중요시
하는 경향을 보였다. 당연히 한번도 해본적 없는, 내가 바른 네일은 당연히 고르지 못했고, 덧 바를수록 점점 이상해졌다. 왁싱은 결과적으로 매우 깨끗이 제거가 되었지만, 또 문화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꼼꼼하고 완벽하게 제거되는 것을 선호하는 것에 비해 캐네디언들은 스피드가 생명이었다. 손이 빠르면 잘한다고 생각하고 우리처럼 세세하게 체크하지 않아서 느리면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것이었다. 미리 알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그렇게 나의 두 번째 면접은 실패했지만, 성공적이었다.
예전에 나 같았으면 그냥 못하니까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캐나다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못하더라도 그냥 한다고 부딪히고 해 버렸다.
두 번째 면접을 본 후 내가 얻은 것들
1. 캐네디언의 뷰티 문화와 한국의 뷰티 문화의 차이 (선호하는 것이 다름)
2.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경력, 하고 싶은 일보다는 캐나다 사회가 원하는 일과 어떤 일이 돈이 되는지
재빠르게 파악하고 방향성을 바꿔야 한다.
3. 틀에 박힌 사고를 깨고 나를 더 확장해야 하며 오픈마인드 필수
4.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거나, 캐나다 경력이 있거나 대단한 인맥이 있거나 셋 중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 면접시 질문 받음)
5. 캐네디언이 면접 시 어떤 질문을 할지 예상 질문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한국은 대기업 지원 아닌 이상, 알바라도 온라인으로 지원하면 쉽게 연락받을 수 있거나, 면접을 볼 수 있는 반면에 캐나다 웹사이트 지원 후 연락올 확률은 미비하다. 느리다.
여기서는 내가 하고자 계획했던 일들에만 몰두하고 고집한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돈이 낭비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면접을 본 후 나는 생각지도 못한 왁싱이 캐나다 사회에서 매우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일임을 알았고 반면에 피부관리는 한국처럼 그렇게 매일 중요하게 관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재미도 있었다. 물론 네일은 나와 맞지 않음을 알았고...
그리고 나는 면접을 본 후, 인디드 채팅방을 통해서 트레이시 대표에게 피드백 요청을 했다.
면접 후 후기랄까? 내가 보완해야 할 점과 나의 강점 그리고 면접 시 어땠는지 말해주실 수 있느냐고 쳇을 보냈고, 답변을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나에게 맞는 포지션으로 가라는 답변이었다.
캐나다의 뷰티산업이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나눠져 있었다. 한 살롱에서 다양한 포지션의 뷰티샵을같이 운영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세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는 캐나다 네이티브 사회에서 빠르게 취업하고 돈을 벌려면 피부관리보다는 왁싱이나 속눈썹을 해야 맞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세 번째 면접도 진행 됐지만, 결과적으로 고용이 안될 확률이 99%일 것 같다. 아직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한곳에서 세번이나 면접을 보다니, 인생 처음인게 요즘 참 많네.이 정도면 그냥 채용 해 줘야 하는거 아니야?,
한국은 채용 후 트레이닝 과정 인턴이나 신입 개념이 강하지만 캐나다는 투자 대비 효율을 강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교육 따윈 없고 무조건 할 줄알아야 한다....
면접시 교육 받을 수 있냐고 여쭤 보았지만 매니저가 매우 바쁘기 때문에 교육할 시간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력이 없는 신입은 이나라에서 취업하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맥이 있으면 쉽겠지만. 나는 그렇게 한 곳에서 세 번의 인터뷰를 보았지만, 취업의 기회는 얻지 못했다.
그 대신 면접을 보면서 캐나다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루트도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성이 대략 잡혔다. 그래서 나처럼 갑자기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걸 해야 할 상황이 왔고 기회가 주어졌다면 피하지 말고 어차피 떨어질 거 알아도 그냥 부딪혀 보길 바란다.
한 것과 안 한 것은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그리고 실패 당시에는 잠깐에 우울함에 빠질지는 모르겠으나, 미래적으로 봤을 때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나의 경우 성취감과 자존감도 올라가게 됐다.
"아, 나 이것도 했네"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집에서 통학이 가능한 커리어 컬리지와 비슷한 뷰티 스쿨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3군데 학교에 투어와 상담 신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