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있는 가을

그리웠나 보다

by 체리

내가 집을 떠나 있었던 것은 1년밖에 되지 않는다. 파리에서 난 여름이라곤 한 번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어제 잠자리에 들 때 들려온 소리가 뭘까, 그 답을 얻는 데에 1분이 넘게 걸렸다. 귀뚜라미! 풀벌레! 올여름이 워낙 더워서 그런가, 내가 더워서 잠 못 드는 날에는 바람 한 점, 벌레 한 마리 들을 수 없었는데 어제는 귀뚜라미들이 잔잔하게 우는 소리가 유수처럼 흘러들어오는 거다. 작년에 프랑스에서 '너의 이름을'을 보면서 그나마 내 나라와 더 비슷한 일본이 배경으로 나와서 참 반가웠고, 또 배경음에 풀벌레 소리가 섞여있는 것이 꽤나 향수를 자극했었는데. 나는 이 가을 친구들이 그리웠나 보다. 기분 좋게 잠들었다. 오늘 밤도 부탁드립니다 귀뚜라미 밴드.


* 프랑스 집에는 이상하게 벌레가 별로 없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교외 지역에서는 풀벌레 소리를 좀 들을 수 있을까, 도심 아파트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