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편식을 꽤 하는 사람이에요. 아, 내가 말하는 건 음식 말고 사람 이야기요. 사람을 좋아하는 방식에도 은근히 편식이 있는 것 같거든요. 대개 사람들은
좋아할 수 있는 모습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웃는 얼굴, 다정한 말투, 나에게 잘 대해주는 순간들 같은 것들이요.
마치 접시에 담긴 반찬 중 좋아하는 것만 집어먹는 것처럼요. 아니, 어쩌면 편식을 안 하는 게 더 이상할지도 모르겠네요. 오히려 괴식처럼 보일지도요. (웃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굳이 사랑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참 신기해요.
다른 사람이라면 조금 불편했을 이야기들도 당신이라는 이유로 이상하게 괜찮아져요. 당신의 투덜거림도 재잘대는 아이처럼 들리고 모나고 토라진 모습마저 괜히 귀엽게만 보이네요. 마치 내가 싫어했던 강낭콩이 어느 날 갑자기 맛있게 느껴지고, 오이가 하나도 비리지 않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생선 가시처럼 목에 걸려 쉽게 삼키지 못할 이야기들도 그저 품어 보고 싶어집니다. 당신이 지나온 시간들, 잠깐 머뭇거리다 꺼내 놓는 이야기들, 그리고 말끝에 살짝 내려앉는 표정까지도요.
이상하죠.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면 굳이 알고 싶지 않았을 것 같은 것들인데 당신의 이야기라면 조금 더 가까이 앉아서 듣고 싶어요. 나는 이제 당신을 편식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좋은 모습만 고르지 않고, 괜찮은 순간만 남기지 않고, 당신이라는 사람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그러니 나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당신을 편식하지 않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