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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사람은 힘을 찾는다

자기 기만의 늪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정성스러운 하루를 살기

by 요가 안내자 혜연 Jan 03. 2025

지드래곤의 'POWER'라는 곡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I got the power, 난 자유로워. / 나는 나다워서 아름다워.' 겨울왕국 OST 중 엘사는 'Show yourself' 라는 곡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It feels like I am home / Step in to your power, grow yourself into something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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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의 'Power' 뮤직비디오와 겨울왕국 2에 나오는 주제곡 'Show yourself'


놀라울 만큼 여러 곡에서 반복되는 주제는 -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는 사람에게, 집으로 돌아온 듯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 으로서의 'POWER'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해맑게 웃을 수만큼은 없는 2025년의 시작이었지만, 새 해가 밝았다. 새 해가 밝으면 으레 결심을 하게 된다. 올해는 몇 키로까지 체중을 감량해야지, 올해는 어떤 자격증을 따야지, 얼마를 모아야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이 모든 결심이 3월이 되면 흩어질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는 듯 하다. 


결심은 늘 실패한다. 이루지 못하는 자기 기만은 죄책감이 되어 돌아온다. 하지만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결심하고 실패하는 대신, 매일 성공하며 살기로 결정할 수 있다. 즉, 매일 좀 더 나다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존재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결심은 할 일을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정하는 일이고, 결정은 태도를 정하는 일이다. 성공은 결심이 아니라 결정으로 일어난다. 왜냐하면 성공, 즉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 POWER는 존재의 방식으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이고, 존재의 방식은 다른 말로 태도이기 때문이다. 


<성공은 당신 것>이라는 책에서 데이비드 호킨스는 같은 '힘'으로 번역되지만, 'Power'와 'Force'의 차이에 대해 기술한다. 포스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밀어붙이는 외부로부터의 힘이고, 파워는 사람의 내면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힘이다. 결심하며 포스로부터 살아가는 사람은 하루의 끝에 기력이 다하지만, 그 자신으로서 존재하는 사람에게서는 파워가 흘러나온다. 그의 하루의 끝에는 환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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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성공은 당신 것>, 데이비드 호킨스, 판미동, 39p


사람들이 다시 돌아온 지드래곤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그 자신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Power를 느끼기 때문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사람들이 '지디병'이라고 놀리기도 했던 이찬혁의 무대를 보게 되었다. 그는 'Funeral'이라는 곡을 라이브로 불렀는데, 그 장면을 보며 나는 그가 사람들의 조롱에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명백히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고, 그 자신이 스스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안다. 무대에서 그의 Power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이는 어떤 조롱과 시기에도 변함이 없다. 오히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유튜브 악뮤 채널 / 이찬혁 (LEE CHANHYUK) - ‘장례희망’ LIVE CLIPㅣ2024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유튜브 악뮤 채널 / 이찬혁 (LEE CHANHYUK) - ‘장례희망’ LIVE CLIPㅣ2024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최근에는 새로운 운동 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악을 쓰며 하나 더 해내려고 애쓰는 나에게 선생님이 다가와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강도를 낮춰서 우선 매일의 훈련을 성공시키는 데에 집중하라고 조언해주었다. 운동이 끝나서 나서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 기진맥진하지 않은 상태, 내일도 훈련할 수 있는 상태가 바로 적절한 강도라고 덧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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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훈련을 시작했다. 기진맥진하지 않게 매일의 훈련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파워는 악을 쓰며 하나 더를 해내는 힘이 아니다. 파워는 과녁을 정확하게 맞추는 우아함이고, 균형이고, 자신감이고, 확신이다. 그리고 포스(Force) 가 아닌 파워(Power)가 변화를 만들어낸다


올해에도 여전히 나에게는 신년 목표가 있다. 운동에서의 목표가 있고, 일에서의 목표가 있고, 재정적인 목표가 있다. 하지만 의지를 다지며 결심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아니다. 매일 기진맥진할 정도로 스스로를 몰아붙여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도 아니다.


충분히 자고, 잘 먹고,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고, 어떠한 태도로 존재하고 있는지 스스로 사색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채로 - 하루 하루의 퀄리티를 높여나가며 성공을 채워나가면 도달하는 곳이다. 


보통의 연휴들에 나는 때때로 나의 '할 일 목록'을 처리하느라 가족들을 보러 가지 않았다. 어차피 밥 먹고 헤어질 것인데 시간을 쓰기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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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웅진 지식하우스, 75p


친형을 잃고 <뉴요커>를 퇴사한 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취직해 10년을 일한 패트릭 브링리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세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은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 세상에서 빠져나와 어디로도 가지 않아도 되는 미술관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다른 종류의 시간이 흐르는 세상에서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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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휴에는 낮에는 일산의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돌아와 남편과 한강을 산책했다. 굳이 시간을 들여 장을 보고, 맛있는 떡국을 끓여먹고, 고양이를 목욕시켰다. 여기 나의 환희가 있고, 나의 성공이 있고, 매일 성공할 한 해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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