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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Oct 31. 2023

텃밭농사의 묘미는 뭐다?

구청에서 지원하는 텃밭사업의 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다.

처음 텃밭을 해볼까 생각했을 때는 지원해도 안될 수 있으니 그냥 한번 해보자였다.


몇 년씩 지원을 해도 추첨에서 떨어졌다는 글을 읽고서 큰 기대가 없이 지원을 했는데 한 번에 당첨이 되었다. 요런 소소한데 운을 다 써서 그런가 로또는 절대 되지 않는다.

그 뒤 뒤죽박죽 엉망진창으로 텃밭을 일구어 왔는데 이제 그 끝이 다가온다니 새삼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고 이것도 농사라고 지금까지 끌고 온 내가 대견하다.

물론 대부분의 농사는 우리 가족들이 지었다. 나는 사진담당이라고 쓰려고 보니 조금 얄밉게 들리긴 한다.


이번 주 텃밭에 가니 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왔다.

대부분의 텃밭들이 이제 곧 수확을 앞둔 작물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중도에 포기한 텃밭도 간간이 보인다. 또 한 번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을 칭찬한다.


지난주 거름을 듬뿍 주었더니 다른 밭들보다 늦게 심은 작물들이 힘을 내어 쑥쑥 자라주었다. 그래서 옆집 텃밭의 배추 크기를 따라잡았다!

게다가 배추, 무의 이파리가 유난히 파랗고 튼튼한 것이 다른 밭들보다 월등히 상태가 좋다.

역시 신경 써준 만큼 돌아오는구나.



오늘은 쪽파가 더 커지기 전에 몇 뿌리 뽑아가기로 했다.

남편과 친정엄마가 좋아하는 파김치를 담기 위해서이다.

한 번에 많이 담으면 결국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조금만 뽑자고 신신당부를 했다.


다듬고 씻어놓으니 물을 먹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살아있다. 이렇게 싱싱하구나. 역시 산지직송이 제일이다.


자칭타칭 요똥인 나는 주방보조가 되고 친정엄마의 지휘아래 재료 준비를 했다. 

나는 찹쌀풀 끓이기와 양파 갈기 그리고 마지막 통깨 뿌리기 담당이었다.


파김치를 좋아하는 남편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자꾸 부엌에 와서 기웃거리다가 결국 마지막에 한 뿌리 얻어먹고는 엄지 척을 날리고 간다.


그래, 역시 농사를 했으면 이렇게 수확을 해야지. 올해 농사 중에 제일 잘된 것이 쪽파인 듯하다.

무와 배추가 남아있긴 한데 아직은 좀 덜 자라서 어서 크길 기다리고 있다. 


텃밭농사는 이렇게 직접 기른 작물이 식탁에 올라올 때 제일 뿌듯하다.

다음 주엔 깍두기를 담아보겠다. 물론 내가 하는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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