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둑깍둑 깍두기
"오늘은 어느 놈을 잡아먹나."
어슬렁. 어슬렁.
크지도 않은 텃밭을 이 구석, 저 구석 살펴본다.
그래, 오늘은 너로구나.
오동통한 무를 뽑아본다.
애걔, 얘는 왜 이렇게 짤뚱한가.
그리고 얘는 왜 이렇게 모양이 자유로운가.
그래도 어떠랴. 다 내가 키운 새끼들인데.
요즘은 텃밭에 들렀다 올 때마다 빈 손으로 오는 법이 없다.
수확의 기쁨.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
오늘은 무와 쪽파다.
무 4개, 쪽파 약간.
이걸로 오늘은 깍두기에 도전한다.
무를 깍둑썰기하여 소금에 절여 둔다.
먼저 고춧가루로 물을 들이고 양념으로 멸치액젓, 매실액, 새우젓, 양파와 마늘 간 것 그리고 찹쌀풀을 넣어 버무려준다. 단맛을 위해 뉴슈가를 아주 찔끔 넣어준다.
그리곤 버무린다. 마구마구 버무린다.
드디어 깍두기 완성!
분명 다이어트랍시고 저녁을 건너뛰려고 했는데 오늘도 깍두기에 밥 한 공기를 먹었다.
에잇, 돌쇠도 아닌데 고봉밥과 깍두기로 배가 불렀다.
그래도, 너무 맛있잖아!
가을무의 변신은 언제나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