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머리 묶기
올해의 텃밭 사용기간은 11월 말까지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밭들은 이미 추수를 끝낸 곳도 있다.
우리는 무, 배추를 다른 밭보다 2주 정도 늦게 심어서 거의 11월 말에 가까워서 마지막 가을걷이를 해야 할 듯하다.
지금 상태는 몇 주 전 거름을 뿌린 덕에 이파리들은 파릇하게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사실 조금 지나치게 파랗게 쑥쑥 자란 느낌이 있다.
그래서 배추와 무 이파리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소위 미친X 머리카락 같다.
특히 배추가 좀 속이 노랗게 익어야 하는데 너무 파랗기만 해서 이번 주는 배추를 좀 묶어주러 왔다.
우리 딸 머리도 잘 안 묶어주는데 얘들 머리를 묶어주러 오다니.
너희도 내 새끼니 한번 예쁘게 묶어보자.
한번 해보니 혼자 이파리를 모으고 묶기가 쉽지 않다.
친정 엄마랑 둘이서 이인일조로 한 명은 잡고 한 명은 끈을 묶었다.
예쁜 빨간 노끈으로 묶어준다.
너무 잡아당기면 아플까 봐 살살 묶어준다.
이렇게 하면 안에 속이 좀 잘 익으려나.
이제 머리도 단정하니 예뻐졌으니 남은 몇 주간 조금 더 맛있어질 일만 남았다.
잘 자라라. 맛있어져라.
배추로 김치 말고 뭘 더 할 수 있는지 검색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