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에피소드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brunch.co.kr/@yeon-think/68
시어머니와 남편의 대면 화해(?)가 3월로 잡혀 있던 상황.
이틀 후 또 시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갑자기 남편의 다음주 토요일 근무 스케줄을 물으며 나와 외식을 하러 오라 하셨다.
남편은 내 일정을 물어보고 다시 회신을 준다고 했다.
이 말을 나에게 전하는 남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알고 보니 오라고 한 다음주 토요일 그 다음날이 형수의 생일이라는 것이다.
남편의 추측으로는 형네 부부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 우리는 초대하는 것 같다 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입맛이 떨어져 먹던 알새우칩을 내려놨다.
시어머니에게는 우리가 형네 부부와 싸운 것이 핵심 문제가 아니다.
그분에게 핵심 문제는 명절에 오지 않는 것이 문제기 때문에 자기들 앞에서 표면적으로라도 화해를 시켜 잘 지내보게 할 심산이셨다.
"너네 어머니.. 너무 이기적이신 거 아냐?"
이미 틀어진 사이를 시어머니가 아무리 잘 지내게 해 보신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그리고 이건 당사자들의 문제지, 시어머니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거기에 못 가겠고, 그 날 일정이 있을 예정이니 그렇게 알아.
혹시라도 가게 된다면 너네 가족들이랑 싸울 것 같아. 그럼 관계를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
남편도 이에 수긍했다.
다음날, 남편이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다음주 주말에 나는 참석하지 못하고 남편 혼자 갈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내심 남편도 가지 않길 바랬지만, 가족들 만나러 간다는데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남편이 간다고 생각하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훤히 보였다.
남편과 내 잘못이라고 말하는 시댁 식구들. 그걸 듣고 있는 남편의 모습...
시댁과의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다 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Q. 그래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A. 잘못한 것 없음. (주변에 물어봐도 잘못한 것 없는 거 같음)
Q. 그렇다면 그들의 기준에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A. 눈치도 없이 설거지를 안 함. 며느리 주제에 참지도 않고 대들었음. 시댁 단톡방 나감. 가족인데 명절에 오지도 않았음... 기타 등등
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하얗게 새어버렸다.
이런 결혼 생활이라면 곧 참을 수 없겠다는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