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연 Feb 21. 2022

술 먹고 술주정은 좀 심한 거 같은데요.

남편이 혼자 가족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한 것을 마지막으로 며칠 잠잠하나 했다.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남편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더니 남편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낮에 엄마한테 잠깐 연락이 왔는데..."

"왔는데... 왜?"

"나 오늘 쉬는 날이었잖아. 쉬는 날인데 왜 집에도 안 오냐고 뭐라 해서 또 싸웠어."

"너네 어머니 정말... 왜 그러시는 거야?"


남편은 스케줄 근무라서 쉬는 날이 일정치가 않다.

마침 쉬는 날이라 집에서 낮잠도 자고 쉬고 있었는데 본가에 안 온다고 서운하다며 연락이 온 상황이었다.


"엄마랑 통화하고 있을 때 마침 아빠가 퇴근해서 아빠가 잘 달래주고 마무리했어."

"어머니랑 일을 아버님이 달래주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알고 봤더니 엄마가 낮술을 마시고 취해서 전화를 한 거 같더라고"

"... 너네 어머니 술 취해서 그러셨다고? 왜 술 취해서 너한테 화풀이야?"

".... 아빠랑 통화해서 잘 마무리했어. 괜찮아"


술 드시고 술주정이라니.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부모라는 이유로 술주정을 다 받아줄 이유는 없는데

효자인 내 남편은 아버님이 달래줬다며 괜찮다고 슬픈 표정으로 잠에 들었다.


뭐가 괜찮냐 괜찮긴. 

하나도 안 괜찮지, 이 효자놈아!

이전 21화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