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sight : 맹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는 것

by 프롬지연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대구 즈음에서 스마트폰 배터리가 바닥나서 폰이 꺼졌어요.


가방엔 책도 노트도 아무것도 없어서 잠이나 자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근데 앞에 보니 이런 게 있네요? 여태 있는지 몰랐어요.


아니,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기차를 수십 번 타면서 저 책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관심을 갖지 않았었어요. 휴대폰을 만지거나 골아떨어지기 바빴거든요.


이 책의 표지를 묘사하라면 바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제 무의식 한켠에 이미 자리했었습니다.


심리학에서 우리는 이걸 맹시 (blindsight)라고 합니다. 보고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요.


아무튼, 제 무의식에서만 존재했던 표지를 꺼진 스마트폰 덕분에 드디어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가 많았습니다. 에디터들의 경험과 추천을 바탕으로 한 국내 여행 명소, 온천 명소, 동네 맛집들 등등..


요즘 어디로 여행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책이 여러 선택지를 제공해 주었고, 새로 이사 온 동네의 맛집들이 궁금했는데 마침 제 동네 맛집들을 알려줘서 메모하면서 읽었습니다.


더불어 글에서 에디터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람들에게 좋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 같았습니다.


익숙한 공간에 늘 존재하던 읽을거리였는데, 이제야 알아차린 것이 미안할 정도의 정성이 담긴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기차를 탈 때마다 손이 갈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주위에 늘 존재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다시금 살펴보세요. 새로운 정보뿐 아니라 그것을 만든 누군가의 열정과 마음 또한 느낄 수 있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처음엔 눈에 띄지 않더라도 꾸준히 빛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저도 하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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