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2023년의 보물 지도를 꾸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3년의 끝자락에 이르렀습니다. 올 한해, 즐거웠던 기억도 슬펐던 기억도 속상했던 일도 다양하게 떠오르지만, 결론은 참 부지런히 살았다는 것. 다른 이야기는 접어두고 보물 지도에서 목표로 한 이야기들만 나누어볼까 합니다.
여네니 노트_손글씨
손 글씨 기록을 시작해 보고 꾸준히 한 권 노트 한 권 마무리하는 게 언제나 목표인데 말이죠. 이 종목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노트를 이것저것 갈아타 보았지만 실패했어요.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너무 장황하게 많이 적으려고 한 것 때문인 듯해요. 오늘 하루 있었던 일, 느꼈던 것, 기록하고 싶었던 이벤트 등 간략하게 요약으로 남기고 그 단어, 짧은 문장만 모아 블로그 기록으로 넘어갔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노트에 구구절절 다 적으려 하다 보니 노트를 안 가지고 가거나 손 글씨가 적기 싫을 때 흐름이 끊기고, 구멍 난 페이지를 다시 펼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도 역시나 도전할 텐데 이번엔 방법을 조금 달리할까 해요.
블로그 기록_일상 기록
블로그에 초반에 일상 기록을 남기다 어느 순간부터 일상의 글이 사라졌어요. 저는 도서 블로거가 목표인지라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같은 주제의 글이 많아야 함을 인지하고 계속 책 이야기만 적어나가다 보니 일상의 기록이 사라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도서 리뷰도 꾸준히 하지 못했고 듬성듬성하다 보니 도서 인플루언서도 되지 못하고 일상의 기록도 꾸준히 남기지 못했네요. 제 독서 기록 속에 저의 일상과 생각이 가득 담겨 있어요. 다시 찾아 읽으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 이 점은 2024년엔 개선해야 할 것 같아요. 뭔가 하나를 포기해야 할 것 같은데 도서 인플루언서가 중요할지 일상의 기록이 중요할지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브런치 작품 연재_평범한 하루
브런치 작품 연재를 목표로 했었죠. 블로그를 통한 일상 기록을 진행하지 못하다 보니 평소 생활하며 드는 생각을 기록할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브런치 작품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냥저냥 일상을 기록하는 용도라 제목 또한 평범한 하루로 지어보았어요. 일상의 기록뿐 아니라 조금 더 세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유용한 연재물이 되었습니다. 2024년에도 브런치 작품 연재를 이어 나가려 합니다. 그리고 잘 엮어서 제12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해 볼까 해요.(11회도 도전했지만, 시원하게 낙방했습니다)
나만의 새로운 공간 확보
저는 나만의 공간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이에요. 초등학교 들어가는 아이의 방을 만들며 방 한쪽에 있던 저의 책상과 책꽂이를 치웠어요. 그리곤 또 틈새 공간에 나만의 작업실을 꾸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그래서 드레스룸 벽 한쪽에 책상을 두었어요. 흰 벽이 없고 커다란 창문을 마주한 자리다 보니 제가 원하는 구도가 나오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꾸리고 야무지게 활용하고 있었지요. 그러다 11월부턴가 남편이 소소한 일거리를 받아오는 바람에 책상을 빼앗기고 노트북을 빼앗기고 모니터까지 들이게 되었죠. 저는 언제나 감성 가득한 책상을 가지길 꿈꾸는데 남편의 담배와 라이터, 커다란 모니터와 투박한 키보드가 자리하면서 책상에 대한 애정을 잃어갔습니다. 그렇다고 공간에 대한 저의 갈증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었지요. 결국 또 다른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꼭 필요한 나만의 자리에서 새로운 2024년을 맞이하려 합니다.
휴식을 위한 호캉스
올해는 울산에 정착한 지 10년째 되는 해였어요. 덕분에 장기근속 포상 휴가를 받을 수 있었죠. 그리고 남편은 여전히 육아휴직 중이에요. 그야말로 시간은 많고 돈은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유로운 시간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요. 올해는 목표한 대로 아이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났습니다. 아름다운 섬 괌으로, 오직 휴식의 목적만 가진 채 말이죠. 리조트에서 5박 머무르며 기억에 남았던건 수영과 선크림, 식사와 맥주 정도랄까요? 그만큼 매일 수영하고 먹고 자면서 푹~쉬다 왔어요. 5살, 작은 아이는 아직도 나는 외국이 제일 좋다고 외칠 만큼 아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실컷 놀다 온 일주일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매년 여유를 내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고 싶어요. 국내의 리조트에서 물장구치며 놀 때와는 확연히 차이 나게 다른 여유로움이었습니다. 특히나 인구밀도가 낮아 긴 줄 서지 않아도 무한대로 탈 수 있었던 미끄럼틀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여행은 언제나 여유롭고 너그러운 마음을 선물합니다.
운동 시작!
운동은 언제나 필요하다 생각하고 당장 하겠다 외치면서 항상 실패하는 종목이죠. 올해도 역시나 실패했습니다. 산책을 포함한 걷기 운동을 조금 하긴 했어요. 그런데 저는 근육량이 부족해 근육 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손목터널증후군이 왔어요. 사무직에 종사하다 보니 자판을 두드릴 일이 많은데 취미 생활까지 독서와 글쓰기를 지속하다 보니 목과 손목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글 쓰는 시간도 겨우 확보하다 보니 운동을 할 시간이 더더욱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종목입니다. 2024년엔 다른 대책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2023년의 운동은 그저 걷기였습니다. 걷다가 떠오른 영감이 많아 메모장에 단어만 간략히 기록해 두고 그 이야기를 글로 적어 나갔죠. 2024년의 운동도 격하지 않고 고요하게 생각하며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을 시작하고 싶어요. 지금 생각나는 운동은 요가인데요. 틈새 시간을 활용하여 운동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에는 또 어떤 다양한 일이 일어날까요? 올해가 가기 전, 2024년의 보물지도 또한 꼭 만들어 보아야 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