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승님이 떠난지 3년째 되는 날

독일에서의 기일에는

by 이연재

[12월 26일, 귄터의 기일]


나의 스승님, 귄터가 세상을 떠난지 3년이 되었다.

아직도 금방이라도 잡지 하나를 들고 나타나서

‘이것좀 봐. 이거 완전 바보같지 않아? 어떻게 생각해?’

긴 수다를 시작할 것 같고,

저녁 식사를 하고나서 아이스크림 두 개 먹으라며 곡식창고에서 챙겨 나올 것만 같다.


독일에서는 기일에 특별한 추모식을 하지 않는다고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조용히 그를 기억하고 생각하는거라고 이리가 말해주었다. 귄터는 언제든 떠들썩한걸, 불편한걸 원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그래서 나는 작은 촛불을 켜고,

몇 주 전에 작업실을 정리하면서 찍은

귄터가 주셨던 옛날 기사들을 다시 한번 쭉 훑으면서 그가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애도의 시간을 보냈다.


이리는 묘비에 가서 꽃 한송이와 촛불을 켰다.

그녀가 말했다.

‘귄터가 떠난

첫 해에는 그가 무지 보고싶었어.

두번째 해에는 그에게 무지 화가 났지.

세 번째 해가 돠니, 그에게 감사한것만 생각나더라..‘


“귄터,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이미 준비되어있다고, 그냥 믿어주고 용기를 주시고 눈 뜰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사랑을 담은 인간적인 놀이터를 만들께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