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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재 Oct 16. 2021

아는 사람, 없는데요?

1.     독일 도착, 요이땅!


독일 베를린 도착. 둘이다. 너와 나, 7살 아들과 38살 엄마. 독일어? 못한다. 아는 사람? 없다. 

그래서 우선 영어로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대도시 베를린을 선택했다.

에어비앤비로 당장 머무를 집 2주를 예약하고 온 것이 전부다. 온갖 무서운 루머들로 겁을 잔뜩 먹은 상태로( 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잘되겠지라는 무모한 긍정사고가 또 발동되고 있었다.) 입국 심사대에 섰다. 무서운 루머란, 엄마와 아이 둘만 입국할 경우 아빠 몰래 도피성 입국이나 납치로 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였다. 얼굴이 경직될 정도로 가짜 웃음을 지으며 ‚To sightseeing‘ 이라며 스을쩍 잘 통과됐다.


베를린 공항에는 카타리나 이모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한국에서 베를린 성당의 신부님께 교적을 옮기는 일에 대해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왜이신지 모르게 (아마 나의 상황을 꽤 뚫어보셨나? ) 카타리나 자매님이라는 고운 분을 소개 해 주셨고, 그 분께서는 공항에 마중을 와주신다고 하셨다. 메마른 사막에 오아시스같은 이 분은 1970년 파독간호사로 독일에 오셨고 3년 계약 이후에도 독일에 남아 독일인 남편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계신 천사 같은 분이다. 우리가 독일에 머무르는 동안 작은 엄마처럼 챙겨주셔서 참 감사했다. 

커다란 여행가방 두 개와 배낭 두 개를 가지고 온 나와 강민이를 카타리나 이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차에 짐을 모두 싣고 숙소까지 데려다 주셨다. 여기서 더 눈물나는 장면은, 배고플테니 밥부터 먹으라며 고이 싸오신 김밥을 꺼내시는데 눈물이 났다. 처음 보는 우리를 두 팔 벌려 활짝 안아주시고, 온갖 걱정하는 나보고 잘 왔다고 환영해 주시다니…


우리의 독일 첫 날은 그렇게, 귀한 김밥과 함께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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