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권력_보통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하다
진짜 나로, 주인공으로 살게 됐다
유튜브의 슬로건은 ‘Broadcasting Yourself’ 누구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것. 유튜브는 플랫폼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유튜버에게 수익을 나눠준다. 그 영상으로 유튜브로의 유입을 끌어들인 보답이다.
유튜브가 잘될 수밖에. 한때 ‘블로그’ 열풍이 일었지만, ‘파워블로거’들은 대부분 유튜브로 갈아탔다. 블로그는 그저 서브 수단이다. 네이버는 블로거들로 유입을 끌었지만, 그뿐이었다. 블로거들은 그저 블로깅하는 맛집, 숙소, 각종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로 협찬을 받을 뿐이었다. 수익이라는 동기부여가 유튜브만큼 되지 못한다.
글과 사진보다 단 5초뿐이더라도 영상은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 남는다. 영상으로 대변되는 비쥬얼 커뮤니케이션은 글과 말이 나오기 전, 원시시대부터 있었던 가장 역사 깊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영어 못해도 괜찮아. 세계 공용어가 있으니까, 바디랭귀지~”
유튜브의 성공 요인,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1인 미디어 시대를 개척했다. 아이폰은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했고, 유튜브는 전세계에 내 영상을 알릴 수 있게 했다. 영화제작은 더 이상 돈 좀 있는 자들의, 전공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상파만, 언론사만 움켜줬던 미디어 권력은 스마트폰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이제는 ‘영상 만드는 법’이란 영상을 보면서 영상을 만들고 자본주의와 알고리즘은 기술과 재능을 가진 자에게 돈을 쥐어준다.
유튜브 권력은 단지, 플랫폼에서만 나온 건 아니다. 유튜브는 전통 미디어들만 갖고 있던 권력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나를 알릴 수 있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나를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세상에 이미 유명한 2% 말고, 평범한 98% 를 건드렸다. 평범하다고 해서 하고 싶은 얘기가 없는 건 아니다. 그리고 평범하다는 건 남이 보는 시선에서의 나일뿐, 내 인생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나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유튜브는 이런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했다. 나도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 단지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00의 딸, 국민 00, 이런 게 아닌, 전 세계로 나를 알릴 수 있다는 거, 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다. 게임만 하던 대도서관이 유튜버계의 유재석이 되고, 방송국에서 일하던 메이크업 아티스를 세계적인 아티스트, 옆집 어르신 박막례 할머니는 입담 넘치는 글로벌 할미가 됐다.
스마트폰이 사라지지 않는한, 활자에서 오디오,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영상 다음엔 뭐가 올까?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영상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는, 잘 만든 콘텐에 대한 소비는 이어질 것이다. 유튜브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나오지 않는 한 유튜브 열풍은 계속될 것이다. 방송국은 위기고 유튜브는 기회다. 누구나, 평범한 일반인도 주인공이 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