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B Dec 05. 2022

마음이 무거워져서 못 나가네요

걱정해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진 날들

우울증이 다시 돌아와서 너무 깊게 오랫동안 힘들어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계획한 루틴을 달성해도,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도, 날 늘 걱정해주는 친구의 선물에도 우울증을 홀가분하게 털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실제로 마음도 너무 무거워져서 출사와 강의를 빠졌더니 선생님이 잘 지내는지 연락을 주었다. 이번 주 일요일 라데팡스에도 가려고 했지만 너무나 무거우진 마음을 스스로 일으키기가 힘들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나갈 수 있는 걸 알지만 반나절 동안 침대 밖을 나설 수가 없었다.


친구와 자주 만나는 콜롬비아 카페에서 친구가 골라서 선물해준 다크 초콜릿을 먹었다.

우울증 증세가 있는 걸 알아차린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준 정우열 의사의 유튜브 중에서 박종석 의사가 출연한 영상들을 보고 나도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쓴다.


취향도 사라지고 내 몸을 지탱한 마음도 사라지는 기분에 어찌할 줄 몰랐다가 우울한 나도 나라는 말에, 우울증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한꺼번에 따라잡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5분이라도 괜찮다는 말에 힘을 내본다.


힘들었던 무기력보다는 지금이 덜 힘든 건 확실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약이 7 봉지밖에 안 남았지만 26일에는 한국에 도착할 때니까 걱정하지 말고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10분의 운동과 하루에 하나씩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내일도 살아봐야겠다. 생각해보니 나 자신을 위한 글을 써본 적이 오래된 것 같다. 글을 쓰면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재미와 설렘을 다시 되찾아보고 싶다. 가라앉은 마음을 추스르고 걱정해준 사람들에게 이번 주는 괜찮아졌다고 전하고 싶다.

이전 09화 삶의 부정성을 받아들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