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야를 하고
구토와 헛구역질이 심해
항암 부작용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밥을 잘 못 먹어서 계속 맛있는 걸 찾아보고
조금이라도 더 먹이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에서 가족들에게도 알리라고 했고
나도 지금 상황에서는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알렸는데
알리고 나서 정말 불편하고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다.
오빠는 아버님, 어머님과도 교류가 거의 없고
친형과도 자주 만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가족들이니 알린 건데
오빠와 10년 이상 안 보고 지낸
오빠의 친척들까지 우르르 집으로 들이닥쳤다.
아픈 오빠를 돌보기에도 힘들고 바쁜 시간에
우리집은 집들이를 하듯 계속 시끌벅적했다.
어른들끼리 수다를 떨기도 하고
오빠를 당장 죽는 사람처럼 취급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영정사진이 준비되었냐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 말을 들은 뒤로
나도 헛구역질과 구토가 올라왔다.
정말 인류애가 상실될 것 같았다.
당장 앞에서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다행히도 오빠는 그 말을 못 들은 것 같아서
그냥 본인들의 감정에만 충실했고
오빠와 나의 감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사람들은 배려가 없는 걸까
지금 살아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매일매일 옆에서 오빠를 지키고 싸우는 나도
오빠한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눈물 참고 애쓰는데
교류도 없는 가족들이 와서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고 갔다.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오빠의 친척들은 더 이상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에도 무작정 올라온다고 해서
지친 몸에 지침을 계속 더해주었다.
아버님은 매번 나에게 면목이 없다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친척들이 계속 오는 상황이 잘못된 것이 인지를 못하시는지
매주 주말이 되면 고모님이던 큰아버님이던
사람들을 자꾸 초대하려고 했다.
오빠도 너무 싫어하고 힘들어했다.
오빠라도 친척들을 반가워하고 좋아하면
나도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오빠도 불편해하니
누구를 위한 병문안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초대는
오빠가 직접 그만하라고 얘기하고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