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그 세번째 무령왕릉의 시작

그리고 장비치 작가

by Yeony Do

지난여름,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에서 만나볼 그 세 번째를, 역사적 유물이자 유적인 무령왕릉으로 결정하였다. 주혜림 디자이너와 무령왕릉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나누던 날, 서로의 대화 속에서 역사적 사실들 속 흥미로운 지점들을 발견하고 덧대고픈 아이디어들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느껴지던 설렘이 기억난다.

스크린샷 2021-01-17 오전 4.23.53.png 작년 8월 무더운 여름날 '발견'을 위해 방문했던 송산리 고분군 그리고 무령왕릉

무령왕이라는 인물의 삶의 흔적과 그로 비롯하여 풀려나가는 백제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한 사람의 생애와 그를 돌아보는 우리의 태도를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그 고민은 내가 지나온 나의 생애까지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내가 살아가면서 남기게 될 흔적, 남기고픈 흔적, 남들이 나를 위해 남겨주었으면 하는 흔적까지… 그리고 제삼자가 훗날 그것들을 보고 해석한 나의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주혜림 디자이너와 나는 무령왕릉을 이미 흘러간 한 나라의 역사와 흔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엮어보기로 한다. 더 많은 이들이 색다른 접근을 통해 무령왕릉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더욱 다양한 개인적인 견해들을 덧대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구체적인 ‘덧댐의 형태, 표현의 수단’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간직하고 싶은 현생의 물건’, ‘타인이 나를 위에 함께 묻어주었으면 하는 물건’을 공유받아, 무령왕릉의 도면과 같은 형태의 도면 위에 얹어 포스터로 각자의 가상 무덤을(?) 시각적으로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흥미롭겠다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 무령왕릉을 알아가며 받은 영감으로 더욱 깊이 있게 정체성과 생애의 흔적에 대한 예술적 해석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와 이번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을 진행해 보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예술적 계기를 제공하여 그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예술가. 그리고, 그 생각과 동시에 머릿속에 한 작가와 그녀의 작업들이 분명하게 떠올랐다.


그렇게 지난 12월 나는 장비치 작가에게 전화를 걸게 된다.

장비치 작가님과는 작년부터 운영해온 예술창작 공동체 <사부작 사부작>을 함께하고 있다. 덕분에 장비치라는 사람과 작가를 알아가고, 그녀의 작년 한 해 작업들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운이 좋았다 느껴진다. (나 또한 그녀와 그녀의 작업으로부터 참 많이 위로받고 의지했기 때문이다.)
장비치 작가는 사회와 개인이라는 커다란 주제 안에서 서로 연대하고 관계를 맺으며 깨달아가는 것들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수많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고민과 창작의 과정을 정말 솔직하게 공유하고 나눈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작업과 위크숍을 접한 이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는 예술 활동’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말했다. 그렇게 보내온 그녀의 시간들이 느껴져서였을까? 그녀는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그간 그녀가 해온 활동들 뒤에서 이루어졌을 고민들의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아직도 그녀와 단둘이 나눈 첫 대화가 기억이 난다.


나는 들뜬 목소리로 주혜림 디자이너와 내가 그려본 무령왕릉의 덧댐과 이음에 대해 설명하였고, 너무나도 고맙게 그녀는 우리와의 여정에 함께하겠다 대답해주었다.


99B0550C-ADC2-4A67-A953-8B092340F47D.JPG 장비치 작가가 표지를 장식해준 나의 '도혜치'와 '사부작 사부작' 아이디어 노트들


그렇게 1월 11일 셋의 첫 기획 회의가 진행되었고, 셋을 이르는 ‘도혜치’ 가 탄생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을 통해 지난 회의의 내용과 함께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 기획자 도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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