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빠가 항상 1순위야. 그다음이 너희들이고~ 엄마는 아빠를 가장 사랑해.”
어릴 때부터 자주 듣던 말이다. 부모님은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하신 분들이다. 두 분이 싸운 걸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아이를 낳고 나니, 엄마의 말이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편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하나뿐인 내 딸이다. (남편은 두 번째다. 진짜로)
오전 6시, 딸아이 방문 틈으로 빛이 새어 나온다. 슬며시 문을 열면 책을 읽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사랑이 일어났어~”
어제 자기 전 싸웠던 기억은 꿈속으로 사라지고 사랑스럽고 통통한 두 볼에 뽀뽀를 한다.
“사랑아 일로와~ 엄마랑 침대에서 뒹굴뒹굴하자.”
“엄마, 엄마 나 여기까지만 보고. 지금 중요한 부분이야.”
책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며 미간에 힘을 준다. ‘수학문제 풀 때나 그렇게 집중해 봐라.’라고 말하고 싶지만 꼬마 독서가의 진지한 모습에 잔소리는 꿀꺽 삼켜본다.
“다 읽었다. 엄마 해리포터가 이번에는 $&*&()(*&^~~~”
어미를 기다리던 작은 새가 지저귀듯, 맑은 목소리로 쉬지 않고 재잘거린다. 책 속 그림보다 예쁜 두 눈을 보고 있자니.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런 너를 1번으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도대체 우리 엄마는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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