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ü 창업
진짜 대학 생활의 끝판왕. 내가 대학생이라서 할 수 있고, 대학생일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창업. 힘들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것보다도 더 힘든 창업. 성공해서 대박 날 것 같지만, 성공하기 어려운 창업. 조금 뚱딴지같은 소리지? ‘가진 것도 없는데, 무슨 창업 같은 소리 하고 있어.’ 이런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맞는 말이지. 근데 방금 말했지? 대학생이라서 할 수 있다고. 일단 내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할게. 들어봐.
- 경험 끝판 왕.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좋다. 경험의 끝판왕이지. 대학생 때 창업을 하면 좋은 점이야. 나를 예로 들어볼게.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기획하고, 이걸 바탕으로 창업해서 회사를 경영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마케팅을 배우고 싶었어.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영학과로 갔고, 경영학에서 특히 마케팅을 좋아했지. 게다가 마케팅은 관련 과목은 대부분 좋은 점수를 받아서 더 좋아지고, 뭔가 배우고, 책상에서 생각만 하던 아이디어들을 실행으로 옮기고 싶어 졌지. 그때 마침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게 <청소년 때 배우고 싶은 건 못 배우고, 국영수만 공부해야 되는 것.> 저 문제 때문에 청소년들은 스트레스받고, 공부는 하기 싫어지고, 진로에 대한 생각이랑, 확신은 줄어들었지. 나만해도 마케팅을 배우고 싶었는데, 어디 배울 곳은 없고, 주변에 이야기하면, 일단 수능 공부하고, 대학 가서 마케팅 공부하라는 말밖에 못 들었었거든. 내가 무슨 그것만 공부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 공부해보고 싶다는 거였는데. 아무튼 막상 대학교에 가니까, 나랑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사람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런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청소년들에게 배우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설문지를 돌리고, 많이 나온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서 청소년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개설해주는 방법이었어. 뭐 일종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좀 쉽지? 그렇게 청소년들이 배울 수 있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걸 지속적으로 하려면, 수익이 나야 되잖아. 그걸 가르치는 사람들도 재능기부만 할 수는 없을 노릇이고, 장소 대여, 이런 돈은 내가 내면서 할 수는 없잖아. 돈이 없는데. 그걸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수익창출이 필요했지. 이 순간부터 이제 창업이 된 거야. 그런데 이제 이걸 굳이 따지면, 교육서비스 업이 된 건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특성상 학부모들의 신뢰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대학생 꼬리표가 붙어있는 내 역량이 부족했지. 하는 동안 배운 것들, 실패하고 피드백한 것들, 앞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방향 등 배운 것은 많지만, 여기서 다 이야기할 수는 없으니까. 아무튼 내 첫 창업은 아쉽게 실패였어.
그런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야. 나는 여기서 경영학과 2학년, 아니 3, 4학년들도 배우지 못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거든. 책에서 공부한 내용들, 생각이 실제로 옮겨질 때 부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필요했는지를 배운 거지. 많은 사람들이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하잖아. 그걸 직접 배운 거지. 이론은 모두 실제에 적용 가능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해결해야 되는데, 그 해결 방법을 실전에서만 배울 수 있는 노하우라는 거지. 분명히 인턴으로 가서도 그런 것들을 배울 수는 있겠지만, 다른 사람한테 배우는 거랑 직접 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거랑 몸에 남는 게 다르니까. 전문 용어로 체화라고 하지? 그게 되는 거지.
근데 조금 의문이 생기지? 이거 꼭 창업해야만 익힐 수 있는 거냐? 그냥 하나의 프로젝트를 도전해봐도 되고, 학생회를 해도 되고, 동아리를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이런 의문을 가졌다면 훌륭해. 당연히 의문이 생기겠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 우선 학생회나, 동아리는 땡이야. 먼저 학생회의 일은 뭔가 일을 처리하는 것이긴 하지만, 전공 관련해서 너의 역량이 필요하다거나, 너의 역량을 증진시킨다거나, 그런 요소가 없잖아. 예산 집행, 행사 운영 능력 등은 높여주겠지만, 너의 전공 분야에서 그것보다 필요한 것들은 많다는 말이지. 그래서 땡이야. 그럼 동아리는 왜 틀렸을까? 전공 관련 동아리라는 보장이 없어서? 아니야. 동아리가 전공 관련 동아리라도 위의 것들을 익히기는 어렵지. 동아리는 아무리 각종 논의를 하고, 어떤 프로젝트를 해도, 학부생 수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야. 만드는 사람도 학생, 피드백해주는 사람도 학생, 대상도 학생, 절대 실전을 경험하기 힘든 조합이지.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서 배우는 게 핵심인데, 동아리는 학교 안에서 배우는 거니까 그 성격이 조금 다르지.
그런데 프로젝트는 조금 달라. 아주 좋지.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프로젝트의 수준도 꽤나 높아. 학교 밖에서 통해야 할 수준 이어야 하니까. 당연하겠지? 미대생이라고 치면, 대중들을 대상으로 실제 전시회를 연다던가, 컴공과 학생이면, 비교적 간단한 프로그램, 게임을 만들어 본다던가, 경영학과면, 뭔가 수익을 내는 뭘 해본다던가, 회사에 기획서를 내본다던가. 만약에 약대, 의대, 물리학과 등 공부가 중요한 전공이면, 진짜 파고 들어가서 새로운 주제에 대해 연구를 해볼 수 있겠네. 에? 학부생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데?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그걸 하는 게 목표인걸. 중점은 학생이 아니라, 대중 혹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도전하는 거지. 그런데 이 프로젝트를 유지하려면 내 돈을 계속 내야겠지? 내 돈을 계속 써가지 않으려면, 수익이 나야 되는 거고. 그리고 인정받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좋은 평가 수단이 돈이지 않을까? 그러니까 창업을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이제부터는 학부생이 현장(창업, 프로젝트, 연구 다 해당돼.)을 뛰어들 때, 어떤 것을 갖추고 하면 더 좋은 경험을 쌓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 대상을 고려하라
대상을 고려해서 네가 만들어가는 것에 어떤 것을 추가하고 빼면 좋을지, 네가 생각하는 대상들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끊임없이 고민해봐야 돼. 프로젝트가 시작해서 끝나는 시간 때까지.
-다각도에서 볼 것
우리가 전문가들보다 나은 점이 이거야. 시야가 굳어진 전문가들은 자신의 각도에서만 본단 말이야. 자신의 각도에서만 본단 말이야. 이제까지 그 각도가 그 전문가에게 정답을 가져다줬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우리는 그 시야를 포함한 다른 시야까지 아직 볼 수 있어. 즉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거지. 이것은 의외로 문제 해결에 핵심 포인트가 되어줘. 그런데, 그런 시야들을 잘 가지고 오려면 그만큼 공부를 많이 해야겠지?
-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할 것.
너 자신을 믿고, 네 생각대로 하되, 끊임없이 의문을 많이 제기해봐야 돼. 의문이 있어야 생각을 하게 되고, 생각을 해야 발전이 되고, 발전이 돼야 네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어. 그래도 네 생각의 중심은 잡아야겠지? 일을 하려고 했던 이유와 목적은 확실히 가지고 있어야 돼. 그건 의문을 갖지 말고, 다른 쪽에 의문을 제기해.
- 매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쓸 것.
위의 것들로 완벽한 아이디어가 탄생해도 매우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지 않으면 성과는 나타나지 않아. 아이디어는 탁상공론에서 조금 더 나아간 상황에 머무는 거지. 물론 이 사소한 것까지 신경 쓰는 게 쉽지 않아. 귀찮아서 신경 안 쓴다기보다 해본 적이 없으니까 어느 정도까지 신경 써야 되는지를 모르는 거지. 이건 뭐 많이 해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까. 경험이 있는 친구를 팀원으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 좋은 팀원과 함께하기
사실상 현재 혼자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이 없다고 봐야지. 아니할 수는 있겠지만, 성과가 좋을지는 장담하지 못해. 진짜 경험이 많고, 부지런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혼자 다 할 수 있겠지. 근데 대학생들이 그 정도가 될만한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일단 목표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고,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의 사람들. 그리고 공모전에서 말한 것처럼 서로 다른 성향의 잘 맞는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야 되고. 알지?
대충 이 정도가 있는 것 같아. 나처럼 무턱대고 1, 2학년 때 도전하는 것보다 조금 더 역량을 쌓고 해 보는 걸 추천해. 물론 뭐 굳이 안 해도 돼. 아예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나, 창업하다가 망할 수도 있으니까, 절대 안 한다는 생각보다는 혹시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염두에는 두라고 말해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