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으로 술을 먹는 방법(1)
대화
그럼 이제 본론 시작인가. ‘어떻게 술을 먹으면 이상적으로 술을 먹을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가 시작이네. 먼저 즐겁게 술을 먹는 방법! 앞에서 말했지? 내 생각에는 술을 즐겁게 마시려면 재밌는 사람, 너랑 맞는 사람, 너랑 친한 사람, 맛있는 안주가 있으면 즐거운 것 같다고. 사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면 대부분 재미있고, 별거 아닌 이야기에 웃으면서 즐거워져. 그런데 이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초반에 무슨 얘기를 하겠어. 그렇다고 시작하기도 전에 “그럼 일단 술 좀 먹고 시작하죠.”라고 하면서 3,4잔 벌컥벌컥 마시고 시작할 수도 없잖아? 그래서 이제 어색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시작돼. 이런 상황을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진짜 엄청 재밌는데, 네가 2학년이 돼서 OT를 가던지, 아니면 이제 너의 친구들끼리 처음 만나는 자리가 생겼을 때 아무 말하지 않고 관찰해봐. 재밌을 거야. 그건 그렇고, 이제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시작되면, 맨날 똑같아. “이름이 뭐예요?”, “어디 살아요?” 만약에 자취하는 사람 있으면 “와 자취 부럽다” 뭐 등등의 말이 오가. 그리고 거기서 대화가 끊기는 술자리다. 그러면 조금 이따가 막 자리 섞고 이럴 타이밍에 슬쩍 옮기면 돼. 여기서 이제 그냥 뭐 공통점을 잘 찾아봐.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는 경우는 별로 없어. 그냥 헛소리라도 공통점을 찾으면 사람들과 친해지기 조금 쉬워질 거야. 꼭 공통점이 아니라도 돼.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에 뭔가 아는 게 있으면 아는 척하면서 같이 말하고 그러면 돼. 만약에 예를 들면 누가 “아 저 회기 살아요.” 그러면 그냥 경희대 몇 마디 해주면서 조금 친해지기 쉬운데, 이런 거 다 필요 없어. 그냥 대화에 어떻게든 잘 끼고 좋아하는 거 나왔을 때, 더 많이 얘기하고, 그러면 돼. 딱히 방법이 없는 게, 그냥 너대로 잘 놀다 보면 맞는 사람이 있을 거고, 그러면 그 사람이랑 더 얘기해보면 되고 그래. 그리고 술자리마다 선배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같이 대화 주도하고 그럴 거야. 너무 말을 안 하면 선배만의 디너쇼 같은 느낌이 되니까 호응 잘해주고 이야기하면 돼. 진짜 디너쇼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선배 입장에서도 힘들고, 듣고 있는 후배들도 재미없어질 거고, 살짝 슬퍼져 ㅠㅠ. 그런데 이제 문제는 약간 죽음의 테이블이 있어. 2가지인데 하나는 진짜 죽음의 테이블 술 템포가 너무 빨라서 거기서 계속 마시다가는 진짜 죽을 것 같은 테이블이고, 하나는 너무 조용한 테이블. 선배도 대화 주도 잘 못하고, 신입생들 중에서도 대화를 주도하는 스타일이 거의 없는 경우. 이럴 때 진짜 제일 좋은 게 있어. 바로 술 게임. 술 게임은 알아둬서 나쁠 게 없어. OT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 각종 엠티, 미팅, 어디에서든지 써도 웬만하면 재밌는 게임이지. 그래도 타이밍 잘 잡아야 돼. 친한 사람들끼리는 엠티같이 사람 많거나 그럴 때 주로 하고 사람들이 4,5명일 때는 진짜 할 거 없거나, 너무 재밌어서 뭘 해도 재밌을 거 같을 때 하면 돼. 살짝 극단적일 때 한다고 볼 수 있지. 그럼 내가 아는 한 술 게임을 하나씩 얘기해줄게.
아 각각 술 게임을 시작할 때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보통 “A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러면서 시작하고, 각각 게임의 인트로를 A가 외치면서 게임을 시작해.
- 더 게임 오브 데스
- 인트로: 아싸 신난다, 아싸 재미난다. 아싸 더 게임 오브 데스!
- 게임 방법: A가 숫자를 외치면서 사람 한 명을 지목 / 다른 사람들도 A가 숫자를 외칠 때 누군가를 지목 / A부터 시작해서 지목된 사람으로 계속 옮겨가면서 처음에 외친 숫자에 해당되는 사람이 술을 마신다.
- 문과생의 꿀팁: 10 넘어가는 수를 부르면 어지간하면 나는 안 걸린다.
서울대 이과생의 꿀팁: 10 넘는 홀수를 부르면 절대 안 걸린다.(사실 예전에 본 거라 확실친 않아….)
꿀잼 팁: 1을 부르면서 한 명 저격하기. 네가 너 저격하고 술 마시면 진짜 제일 꿀잼이긴 해.
- 지하철
- 인트로: 지하철 지하철 지하철 지하철
- 게임 방법: A가 서울 지하철 중에 한 호선을 외친다. (ex. 4호선) / 한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A가 외친 호선에 해당하는 역을 하나씩 말한다. / 못 말하거나 틀린 사람이 술을 마신다.
- 꿀팁: 사람 5명 넘어가면 그냥 우리 집 앞에 있는 지하철 외치고 우리 집 앞 역 외치면 거의 순서 안 돌아옴 / 만약에 모를 때는 그럴듯하게 들어본 역 이름 말해 어차피 잘 모르더라고. 그리고 경의 중앙선 이런 거 하면 잘 모르더라고. 이런 거 하면 개이득이야.
오늘은 여기서 끝 ㅎㅎ 내일 또 정리해줄게. 며칠 동안 이거 쓰면서 편지 좀 편하게 써야겠다.ㅎㅎ
- 손병호 게임
- 인트로: 손병호 게임 그냥 말하면 된다.
- 게임 방범: 손가락 다섯 개 펴고 A부터 ~~ 한 사람 접어(ex. 모자 쓴 사람 접어)라고 하면 해당되는 사람들이 손가락을 접는다. / 한 방향으로 이어가다가 5개 다 접은 사람이 술 마시기
- 꿀팁: 안 걸리는 방법은 그냥 편하게 딱 반반 나뉘는 조건 말해서 그냥 무난하게 가기
- 꿀잼 팁: 첫 사람이면 저격. (ex. 누구 접어.) / 저격하고 타깃은 누구~ 이러면 바로 타기팅해 서 타깃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거 보는 게 꿀잼이야 ㅎㅎ
첫 사람 아니면 위험한 사람들 중에 간 보면서 놀리다가 더 맘에 안 드는 사람 저격
- 두부 게임
- 인트로: 두부 두부 두부 으쌰 으쌰 으쌰 으쌰 두부 두부 두부 으쌰 으쌰 으쌰 으쌰
- 게임 방법:(조금 어려움 주의) 그 팅팅 탱탱 프라이팬 놀이 혹시 기억 나나? 그것처럼 4박자 손동작하면 돼 / 그래서 마지막 2박자 타이밍에 두부 1,2,4,5 중에 하나를 외친다.(ex. 두부 4모!) / 여기서부터 어려운데 너 왼쪽 옆 옆 사람부터 1, 2, 그리고 가운데 네가 3, 너 오른쪽 옆사람부터 4, 5야. / 느낌 오지? 두부 3은 자폭이야. 네가 먹어야 되지. / 그래서 1,2,4,5중에 하나를 외치면 해당되는 사람은 계속 이어나가는 거야.
- 꿀팁: 네가 지목되는지만 신경 쓰고 좀 게임이 적응될 때까지 지목되면 두부 5만 외쳐
- 꿀잼 팁: 네가 걸릴 때마다 한 명만 잡고 죽여. 그러면 걔도 너 저격하면 주고받으면 살짝 꿀잼
- 눈치게임
- 인트로: 눈치게임 1 하면서 일어나기
- 게임 방법: 그냥 눈치게임
- 꿀팁: 말이 필요하냐. 운과 눈치야. / 이건 네가 술 게임을 시작해야 되는데, 술 게임 생각 안 날 때 눈치 게임 1 하고 질러버려.
- 꿀잼 팁: 그냥 술 먹으실 때 응원 열심히 해드리면 돼.
- 배스킨라빈스 31
- 인트로: 배스킨라빈스 31, 귀엽고 깜찍하게 31, (만약에 안 귀여우면 한번 더) 귀엽고, 깜찍한
게 31 (변형 가능) 귀엽고, 섹시하게 31.처럼(리얼로 귀여울 때까지 해도 됨) - 보통
3번 정도 시키고, 봐주는 느낌.
- 게임 방법: 한 명당 최대 숫자 3개까지 부를 수 있고, 순서대로 이어나가면 돼. 그리고
31을 말하게 되는 사람이 술 마시기~
- 꿀팁: 이건 이제 좀 머리 회전이 빠릿빠릿하면 가능한 건데 어떨 때는 15, 그리고 20 넘으면 계산해서 네가 안 걸리는 숫자 찾으면 돼. 계산하기 귀찮으면 15 이하일 땐 숫자 한 개만 20 이상일 땐 숫자 3개씩 불러버리면 돼. 사람 수에 따라 다르니까 알아서 조절하면 돼.
- 훈민정음
- 인트로: 훈민정음~ 훈민정음. 훈민정음 훈민정음.
- 게임 방법: 시작하는 사람 A가 자음 2개를 외쳐 / 나머지 사람들은 빠르게 그 자음에 해당하는 숫자 하나씩 말하기. / 이건 선착순 게임이니까 빨리 말해야 돼.
- 꿀팁: 이건 시작하는 사람이 걸리지 않으니까 쉬고 싶을 때 외쳐!
- 꿀잼 팁: 이게 하다 보면 말하기 좀 그런데 모두에게 생각나는 단어가 있어
(약간 볼드모트 같은 느낌?) 그런 단어들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자음으로 시작해봐.
- 보통 누구 놀리기 좋은 단어 이럴 걸 노려.
아 일단은 여기까지~ 나는 술 게임을 잘 몰라서 귀찮아서 그냥 틀리고 연좌제라고 우리 학교만의 문화가 있는데 그거 외치고 옆사람이랑 가위 바위 보 해서 이겨서 술 안 먹거나, 지고 그냥 술먹거나 그러거든. 근데 너 알려주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썼어. 나중에 더 찾아보고 알려줄게.
P.S. 내가 오늘 1987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진짜 인생영화 갱신했어. 지금은 못 보겠지만 이 편지를 볼 때쯤엔 꼭 봐. 진짜 제발 부탁할게. 꼭 봐 의미 있는 메시지도, 영화 자체도 최고의 영화야ㅠㅠ
P.S. 진짜 내가 봤을 때 대학생한테 3대 악마의 앱이 유튜브, 페이스북, 웹툰인 것 같아. 좋은데 너무 재밌고, 정보도 얻을 거 많아서 좋은데 진짜 시간 순삭이네. 유용하게 잘 쓰길 바랄게. (근데 Facebook은 점점 약해지는 거 같고, 유튜브가 진짜인 거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