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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Nov 14. 2019

술을 즐겁게 마시기 위한 조건(1)

좋은 사람 & 적당히 마시기

 <술을 즐겁게 마시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뭘까? 네가 뭐라고 할지 대답이 예상이 안된다. 술의 맛이라고 하진 않겠지?(사실 막걸리 정도면 맛있긴 해. 맥주나. 양주중에도 맛있는 술들은 많지. 나중에 돈이랑 시간이 있을 때, 제대로 된 칵테일 바를 도전해보길 추천할게.)


 먼저 재밌는 사람과, 너와 맞는 사람, 그리고 너와 친한 사람이 필요할 거야. 또 개인적으로는 맛있는 안주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뭐 이 정도면 기본적으로 술자리는 즐거울 거야. 이 정도 있으면 이건 이상적이라고 할만한 것 같아. 그런데 이 중에서 재밌는 사람 같은 경우는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야. 있으면 개이득인 정도?(실제로는 개이득보다 좀 더 좋아.) 그런데 너와 맞는 사람이나 너와 친한 사람 둘 중에 하나는 거의 필수적이야. 물론 너와 맞으면서 친한 사람이면 한 명이면 충분하지. 너와 친한 사람, 맞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해줄 얘기가 있어. 그러면 생각해보자. 네가 이런 사람들이랑만 술을 마실 수 있을까? 당연히 일반적으로 친구들과 약속을 잡은 술자리는 보통 이러한 사람들이랑 술을 마시게 될 거야. 물론 재밌는 사람도 포함되어있을 확률이 높겠지. 그런데, 나중에 더 이야기하겠지만 대학생 때 너는 상상보다 더 많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있을 거야. 그러면 그럴 경우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보다 쉽게 대화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로 그 새로운 사람들과 술을 마실 기회나 상황이 많아질 거야. 그 시작이 대학교 OT일거고.(OT에 대해서 또 이야기하겠지만, 진짜 새로운 경험이고 여운이 진하게 남더라. ㅎㅎ) 그런데 이러한 자리마다 너랑 친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 같지?. 보통은 아는 사람도 적을 거고 있다 해도 새로운 사람들과 같이 얘기해보고 하는 게 필요하기도 하고. 그럼 이제 남은 경우는 너와 맞는 사람이 너와 술을 마실 경우인데, 너와 같은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게 될 사람은 보통 4명, 적으면 3명, 많으면 5명이야. 이 중에서 너랑 처음 봤는데 ‘아 나랑 이 사람은 맞다’라고 할 만큼 맞는 사람이 있을 확률은? 알겠지? 수학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딱 봐도 확률이 크진 않잖아. 그냥 처음 봤으니까 서로 맞춰주면서 대화를 해나가게 될 거야. 뭐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상적이다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즐겁지는 않겠지. 알겠지? 이게 은근히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이야… 물론 너 자체가 꿀잼 대마왕이면 괜찮지만, 모두가 꿀잼 대마왕일 순 없으니까 ㅎㅎ.


 이제 알겠지? 사실 현실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알려줘라는 대답이 정답이었지만, 이왕 말하기 시작한 거 조건들 하나하나가 왜 어려운지 요소요소를 설명해줄게. 그래야 이해도 쉽고, 새로운 해결법을 네가 찾을 수도 있으니까.(찾으면 나도 좀 알려주고 ㅎㅎ)


** 후 두 번째 조건을 쓸 차례지? 그전에 오늘은 술을 마셨어. 오늘의 술자리는 뭔가 이상적인 술자리에 가까웠던 것 같아. 1학년이 아니어서 그런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가 줄어서 그런지, 1학년과 술을 마시는 자리가 적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상적인 술자리를 좀 더 많이 만들어 나갈 줄 알게 된 것 같아. (이상적이라기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잘 해결한 것 같긴 한데… 암튼!) 그런 의미에서 두 번째! <적당히 취하고>를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뭘 거 같아? 너는 정답을 이미 알고 있다. 너의 주량을 정확히 알고, 그만큼 혹은 그보다 조금 덜 마시면 돼! 이건 누군가에게는 쉽고, 누군가에게는 적당히 어려우며, 누군가에게는 극도로 어려운 일이야. 너한테는 어떨 것 같아? 다행히도 극도로 어려운 일은 아닐 거야. 의아할 수도 있어. ‘왜 쉽다고 하지 않지? 쉬울 거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왜 꽤 어렵다고 한 이유는 너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모든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첫 번째 이유는 대학 가서 너도 이제 거기 사람들과 최소한 4년, 길게는 그 이상을 교류해야 하는데, 술자리는 가장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도구라고 보면 돼. 특히 단체 술자리에서는 너도 테이블을 옮겨 다닐 수 도 있고, 다른 사람도 테이블을 옮겨 다니니까 오래 마실수록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너무 시작부터 옮겨 다니지 말고 눈치 슬쩍슬쩍 보다가 테이블 옮길만한 타이밍이다. 싶으면 옮겨. ㅎㅎ) 두 번째 이유는 일단 술자리가 재밌을 거야. 듣기만 했을 때는 ‘응?’ 이런 반응일 수도 있어. ‘사람들이랑 그냥 대화하는 거 아니야? 그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대학 입학 후의 술자리들은 이전에 네가 겪어보지 못한 종류의 재미일 거야. 그렇다고 ‘무슨 진짜 이것만큼 재밌는 게 없다. 술이 최고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뭔가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신선한 재미라서 처음에는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 보통은 여기서 크게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는데, 이 재미를 느끼고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이 재미가 맞지 않거나, 주량과 같은 문제로 술자리를 좀 꺼리는 사람들이 있어. 뭐 둘 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거고, 어떤 것이 옳은 것이 아니야.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이지.(보통은 어떤 계기가 있어서 술자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가장 흔한 게 주량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던지, 누구에게 실수를 한다던지, 그런 건데 이런 사람들도 보통은 술자리를 극도로 피하고 그런 게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일찍 술 마실 때 조심하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아. 그런 친구들도 나중에 친해지면 술을 같이 곧잘 먹더라고, 친한 사람들이 적은 단체 술자리를 잘 안 가거나, 많이 마시지 않는 거지.) 뭐 그런데 내 경우에는 신선한 재미가 너무 좋더라고, 그래서 그 재미에 한동안 빠졌어. (새로 접한 게임 한동안 열심히 하는 것처럼. 게임으로는 안 와 닿을 수 있으니, 새로운 웹툰 정주행 시작했는데 , 이게 재밌다고 하면 이해되지?) 그렇게 재밌는 술자리가 한번 생기고 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마시고, 먹고, 놀게 돼. 여기서 술을 계속 마시게 되는 이유가 나와. 이게 약간 순환적인 구조인데, 노는 게 재밌으니까 더 있게 되고, 술자리에 더 있으니까 술을 시키게 되고, 남들이 ‘짠’ 그러니까 나도 별생각 없이 같이 마시게 되고. 덤으로 술은 점점 들어가니까 내가 취했는지 더 모르게 돼서 술을 적당히 먹는 건 처음에 좀 많이 어렵더라.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 자신의 주량을 잘 몰라. 그러면 꼭 “대학 가기 전에 술을 마셔보면 되잖아”라고 할 거 같아서 미리 말하는데, 주량은 술 템포, 술잔에 들어있는 술의 양, 컨디션 등에 따라 많이 달라져. 대학 가서 마시는 템포와 술의 양과 고등학교 때 미리 마셔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마시는 템포와 술의 양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거야. 이건 좀 설명하기 어렵네. 그냥 대학교 가기 전까지 나의 주량은 대학 가서 알게 된 내 주량이랑 조금 다르더라고.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그렇더라고. 


 그럼 이런 이유로 너는 아마도 술을 적당히 마시기 꽤 어려운 경우에 해당할 거야. 그러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술을 적당히 마시기 극도로 어려운 사람들일까? 음 혹시 밤 12시 혹은 새벽 1시 이후의 홍대, 건대 같은 대학가를 본 적이 있으려나? 그러면 길을 침대 삼아 누워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아. 돌침대를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여기에 또 자주 누워있는 사람들이 적당히 마시기가 극도로 어려운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돼. 물론 나는 그런 적이 없어서 그런 사람들이 그렇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그거처럼 절제하지 못하고 폭주를 자주 하고, 술 마시고 매번 기억을 자주 잃는 습관적으로 폭음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게 극도로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습관을 바꾸기도 엄청 어려운데 거기다 술을 줄여야 돼. 으아 진짜 말 그대로 어렵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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