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죽도록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버림받은 그날,
나는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버렸어.
가슴에 커다란 못이 아니라, 더 큰 말뚝이 박힌 것 같았지.
숨을 못 쉴 것 같다는 게 이거구나, 느껴지더라.
숨 쉬기도 힘들었지만. 심장이 너무 아팠거든
심장은 피를 만들고 순환시킨다더니,
내가 배웠던 지식은 다 소용없었어.
그때의 내 심장은 칼로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지
밥도 물도. 아무것도 안 넘어가더라.
넋이 나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나의 세상은 모든 색을 잃고 잿빛으로 변해버렸지..
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잠을 자는 거였어.
그냥 자고 싶었어. 잠이 들면 아픈 걸 모르니까.
잠이 들면 꿈속에라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멍청한 기대감속에..
현실이 아니라 꿈속에서 헤매고 있었어.
그래서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었지.
그 모든 아픔을 잊기 위해.
몇몇의 지인들에게 예약 문자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지.
그렇게 눈을 감았는데,
눈을 뜨니
환한 현광등이 눈에 보이더라.
주위를 둘러보니,
끙끙거리는 사람들이 있는 중환자실이었어.
지인이 119에 신고를 한 모양이더라.
그리고 일반병실로 옮겨졌지.
한숨을 쉬는 가족들의 한마디가 귀에 들렸어.
"괜찮으니"가 아니었어.
"지금은 살려놨는데, 한 번만 더 이러면 정신병동에 입원 시키 버리겠어."
정신이 번쩍 드는 거야.
정신병동에 들어가는 상황이 끔찍한 걸 알듯이
미치지는 않았으니깐,
그래,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텅 빈 눈동자에,
흐릿한 복수심이 아주 작은 불꽃처럼 피어나는 걸 느꼈지.
나에게 큰 상처를 준 그에게,
'너는 이제 끝났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더 예뻐지고, 더 멋지게 잘 살고 있는 나를.
매일 거울을 보면서 울고 웃었지.
내 몸을 내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웠어.
그랬더니... 여전히 예쁘더라.
아니, 예전보다 더 예뻐졌더라.
그리고 어제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돼있더라.
그때 생각했지.
내가 버림받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날 놓쳐버린 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