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술 대신 땀으로

죽고 싶을 때는 성형을 해

by 정혜영작가


#08. 술 대신 땀으로


한약을 먹기 시작하고 식단을 조절하자 몸에 변화가 생겼다.

좋은 변화였다.

체중계 숫자가 줄어들었고, 얼굴이 갸름해졌으며, 옷이 헐렁해졌다.

'여자에게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는 그 말이 정말 맞았다.

내 얼굴이 못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살이 빠지니까 더 예뻐 보였다.

턱선이 살아나고 광대가 덜 튀어나왔으며 눈이 더 커 보였다.

옷태도 살았다. 예전엔 헐렁한 옷만 입었는데,

이제는 몸에 맞는 옷을 입을 수 있었다.

그런데 부작용도 있었다. 한약 때문인지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조용히 앉아있는데도 심장이 빨리 뛰었다. 몸도 더워졌다.

겨울인데도 땀이 났다. 밤에는 잠도 잘 안 왔다.

눈을 감아도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손이 떨렸다. 처음엔 몰랐는데, 친구가 물었다.

"너 손 왜 떨어?" 손을 보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거 뭐지?' 싶어서 한의원에 물어봤다.

"손이 떨리는데요."

"아, 그럴 수 있어요. 한약 때문일 수도 있고, 급격한 체중 감소 때문일 수도 있어요."

"괜찮은 건가요?"

"심하면 약을 줄여야 하는데, 지금은 괜찮을 것 같아요.

물 많이 드시고 영양제 드세요."

불안했다. '내가 지금 무리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거울을 보면 마음이 바뀌었다.

예뻐진 내 얼굴, 날씬해진 내 몸. '조금만 더.' 그렇게 다짐했다.

그런데 한계가 있었다.

한약과 식단만으로는 더 이상 살이 빠지지 않았다. 정체기가 온 것이다.

2주 동안 체중이 똑같았다.

'이제 뭐 해야 하지?' 답은 하나였다. 운동.

사실 운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요가는 했지만, 헬스장은 생각만 해도 무서웠다.

거울 천지라는 것, 사람들이 많다는 것, 땀 흘리는 것. 다 싫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다.

더 예뻐지고 싶었으니까.

헬스장에 등록했다. 집 근처였다.

상담받으러 갔을 때 트레이너가 물었다.

"목표가 뭐예요?" "다이어트요." "얼마나 빼실 건데요?"

"최대한요." 트레이너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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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문예 등단 작가 주영. 감성과 상징, 인간의 내면의 이야기를 쓰며 글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상처와 회복 사이의 여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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