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사랑하는 시간

보고 싶으면

by 여미

_나 이상한 습관이 생겼어.


_뭔데?


_걸어가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눈을 감아버리는 거야..


_왜? 갑자기?


_응. 그냥 뭔가를 봤을 때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면 아예 눈을 감아버려.


_그건 굳이 눈을 감지 않고도 네가 다른 곳을 보면 되는 거잖아.


_앞을 보면 옆이 보이고... 옆이 보이면 조금 뒤에 있는 것들이 살짝씩은 보이잖아.

그냥 그게 싫어서... 너는 그런 적 없지?


_눈을 감으면, 그다음은 뭘 하는데? 어차피 눈을 뜨고 다시 걸어가야 하긴 하잖아.


_맞아. 잠깐 회피하고 싶었나 봐. 눈을 감았다고 보고 싶은 사람이 안 보고 싶은 것도 아니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더라.

지나간 일들은 왜 항상 후회가 되는 건가 몰라.


_원래 그런거야. 과거는 후회스럽고 미래는 불안하지. 그렇다면 현재가 그나마 제일 나은상태 아니겠어?


_응, 현재.... 현재를 살아야지, 나도.


_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것들도 한번 사랑해보는 거야, 이제부터는.

자, 눈을 감아봐.


_응.

있지,

어제는 분명 손이 차가웠는데,

오늘은 따뜻해졌어.

장갑 때문이겠지?


기억을 사랑하는 시간


글/그림 여미

yeoulhan@nate.com

여미의 인스타그램 @yeomi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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