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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친구 할 수 있어?

by 여미

우리 다시 친구 할 수 있어?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부 말했다. 진심을 담아서 말했더니 모두 내 손을 잡아주었다. 다시 행복하게 웃었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이 느껴졌다. 내가 아는 얼굴들이었고, 내가 아는 목소리들이었다. 꿈이라면 이렇게 행복할 일 없다고 생각했다. 정말 정말 행복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었다. 확신에 찬 순간,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나의 무의식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매듭이, 아쉬운 단절이, 둥둥 떠나니고 있었다. 내가 걷어차버린 관계들에 대해, 거의 매일 생각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왜 그들을 사랑으로 다독여주지 못했을까, 왜 이기심을 부렸을까, 왜 나는 못된 생각만 했을까. 정말 우연이라는 것이 있다면, 행운이 있다면, 그런 일도 기적처럼 일어나겠지만, 지금은 기대할 수 없다. 어떤 날에는 그들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꿈에서는 다시 나타난다. 나타나서, 나를 다독여주고, 내 손을 잡아준다.


나를 전부 이해한다고 했다. 남편은 매일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며 매일 따뜻한 말을 해주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 친구들에게는 분명 좋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남편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나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드디어 다시 만났다. 만나고 싶었는데, 만날 수 없었고 나의 해명도, 변명도 말할 기회도 없었다. 어떻게 우리는 다시 만났을 까, 이렇게 다시 이야기를 어떻게 나누게 되었었을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매일 바라고 바랬던 순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녀의 가게는 햇빛이 잘 들어왔고, 작고 아담한 가게였다. 너의 환영을 받고, 웃으면서 가게 문을 열었다. 네가 그렇게 그리던 너의 가게였다. 보고 싶은 친구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다. 또 꿈에서 깨어났다. 꿈이라도, 잠깐이라도, 행복했었다고, 서른다섯의 나는, 여전히 너희 꿈을 꾸고 행복해하고 있다고.




글 여미

커버사진 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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